10월에도 계속된 축구의 봄…K리그는 항상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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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5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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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K리그의 가장 큰 화두는 ‘관중 증대’다.

올해도 어김없이 ‘K리그의 봄’이 찾아왔다. 그런데 과거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꾸준함이다. 봄이 연중 내내 지속되고 있다. 개막 특수의 영향이 있는 3~4월부터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10월까지도 축구장의 뜨거운 기운은 가시지 않고 있다.

7월(21라운드 기준) K리그1 누적 관중이 100만 명(102만2032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 시즌 대비 2개월 이상 앞당긴 기록이다. 지난해는 31라운드까지 마친 9월 말에야 100만 관중을 찍었다.

순항은 계속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일 “K리그1·2 누적 관중이 합계 200만 명을 돌파(202만6300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이널 라운드에 앞서 정규리그 33라운드를 기준으로 한 K리그1은 158만4378명, 같은 기간 K리그2(32라운드 기준)는 44만1922명을 기록했다. K리그1·2 합계 관중이 2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2016시즌(212만239명) 이후 3년 만으로 지난해는 155만1947명, 2017시즌은 190만9128명이었다.

● 순수 유료관중

관중 증대가 더욱 반가운 것은 관중집계 방식 때문이다. K리그는 지난해부터 전면 유료관중 집계로 전환했다. 순수 유료 팬들만으로 200만 명대를 돌파한 최초의 시즌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물론 실 관중집계는 이전부터 시행됐다. 프로축구연맹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유·무료 구분 없이 경기장 현장에서 티켓을 제출하고 경기장에 입장한 인원만을 집계했다. 시즌권 구매자라도 경기장에 입장하지 않으면 실 관중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티켓 발권을 기준으로 관중을 집계하면서 허수까지 포함, 관중수를 지나치게 부풀리던 관행이 근절됐다.

2018년부터 정책은 더욱 강해졌다. 실 관중 가운데 무료 티켓(초청권)으로 입장한 인원은 공식관중에서 제외했다. 관중수 증대가 수익 증대로 이어지기 위해선 무료 티켓을 근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었다.

다만 2018년에는 경기장 내 전광판과 장내 아나운서가 관중수를 발표할 때 ‘유료관중수’란 표기를 했다면 올 시즌부터는 아예 연맹 규정에 ‘K리그 공식 관중은 유료 관중’이란 항목을 추가해 전광판에 관중수를 표시할 때도 ‘공식관중수’로 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각 구단들의 치열한 노력이 수반됐다. 지금까지는 ‘개막 특수’가 지워지고 라이벌 종목인 프로야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5월을 기점으로 관중이 빠르게 줄었으나 올해는 오히려 6월과 한여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8월에 최근 5년 중 최다 관중이 입장했다. ‘축캉스(축구+바캉스)’와 ‘임시 워터파크’ 등 이벤트를 마련해 여름철 관중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특히 8월 기준, 평균관중 1만 명 이상인 구단들이 3개(전북 현대·FC서울·대구FC)나 됐고, 9000명대 후반에 울산 현대, 수원 삼성 등이 올라서며 구단별 편차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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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급 대표팀 성적+역대급 순위다툼의 하모니

‘K리그 붐업’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기점으로 불이 붙었다. ‘전차군단’ 독일을 2-0으로 격파한 감동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어졌고, 올 여름에는 폴란드에서 개최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으로 축구 인기가 식지 않았다. 이러한 각 연령별 국제대회를 통해 K리그에는 전국구 스타들이 등장했고, 이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오는 다양한 팬들이 형성됐다.

여기에 ‘역대급’으로 불리는 순위경쟁도 힘을 실었다. 전북의 독주가 사라진 대신, 울산과 각축전이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고, 파이널A(1~6위) 진입을 위한 6강 다툼과 여러 팀들이 물고 물린 강등권 싸움까지 거의 모든 순위에서 접전이 이어졌다.

시민구단 대구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도심 한복판에 마련한 ‘한국형 전용경기장’으로 평가받는 DGB대구은행파크에 둥지를 튼 대구는 엄청난 열기를 자랑한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34라운드)인 20일 울산과 홈경기에도 1만1000여 명의 팬들이 스탠드를 채웠다.

이는 대구를 롤 모델 삼아 전용구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구단들도 단순한 성적이 아닌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을 보다 크게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밖에 2010년부터 이듬해까지 시행된 ‘5분 더 캠페인’을 부활시켜 ATP(실제경기시간)를 5분 더 늘려 경기지연을 최소화하는 데 선수들이 동의했고, 다변화된 중계전략 및 뉴미디어 홍보 강화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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