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일본 기자는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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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7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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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지금 일본의 축구 열기가 꽤 뜨겁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잘했고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으니 당연하다. 그런데 한국도 뜨겁다. 두 나라 분위기가 차이가 있어야하는데, 이게 똑같으니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이 열리던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일본의 축구전문 프리랜서 기자 요시자키 에이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국 축구에 대한 기사를 한국 매체에 기고할 정도로 한국 축구에 관심이 높은 에이지씨는 도대체 답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궁금증을 내놓았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의 축구 열기가 왜 이렇게 뜨거워지고 있는지,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은 왜 좋아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다.

손흥민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 득점을 한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손흥민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 득점을 한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에이지씨는 “한국이 분명 러시아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아시안컵도 일찍 떨어졌다. 그 뒤로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이라 생각했던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런데 전혀 다른 양상이다. 볼리비아전(22일 울산)도 매진이 됐다고 들었다. 오늘도 만원 관중이 예상된다고 하더라. 이런 것은 어찌 해석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아지고 있다”고 의아해했다.

현재 일본 축구계는 분위기가 좋다. 러시아 월드컵 때 아시아 국가들 중 유일하게 16강에 올랐고 16강에서도 벨기에에 2-3으로 석패하는 등 좋은 경기력을 펼쳤으니 호응이 따르는 게 이상할 게 없다. 비록 카타르에 트로피를 내줬으나 아시안컵에서도 결승까지 올랐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요시자키 에이지씨는 “최근 대회들의 성적이 좋아 일본은 축구 팬들의 열기가 뜨겁고, (성과를 거두지 못한)한국은 아니다는 식으로 정리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가 않다. 희한하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한국 축구계는 유례를 찾기 힘든 훈풍이 불고 있다. 볼리비아전이 열린 울산문수경기장에는 4만1117명이 모였다. 콜롬비아전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4388명이 함께 했다. 최근 A매치 6경기 연속 매진. 그야말로 ‘축구의 봄’이 왔다. 사실 지금 현상은 바다 건너 일본 기자가 해석하기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도 뾰족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서 최강 독일을 꺾으면서 키운 불씨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커졌고, 새로운 사령탑 파울루 벤투 부임 후 기대심리가 더해져 기름을 부었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 자체로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다 설명하기도 어렵다.

이전에도 이 정도의 호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2년 월드컵 전후는 차치하더라도 원정 16강에 성공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올림픽 첫 메달을 거머쥐었던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아시안나 그것이 꾸준하게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초창기 슈틸리케는 ‘갓틸리케’라 불릴 정도로 벤투보다도 인기가 높았다. 때마다 스타급 자원들이 출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흥미로운 대목이기는 하다.

스포츠는 상식적으로는 일어나기 힘든 일들도 비일비재하다. 설명이 되지 않는 일들도 수두룩하게 펼쳐진다. 그래도 현재의 ‘축구의 봄’은 낯선 게 사실이다.

한두 가지 이유들로 지금의 현상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어렵사리 다시 찬스가 왔다는 사실이다. ‘이해할 수 없는 한국 축구의 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축구계 안팎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으면 선수들의 능력치는 분명 플러스가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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