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의 팁인] 판정에 관한 상호간의 신뢰와 존중은 있는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25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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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용인 삼성생명과 청주 KB스타즈 경기에서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벤치 테크니컬파울을 받고 있다. 청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용인 삼성생명과 청주 KB스타즈 경기에서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벤치 테크니컬파울을 받고 있다. 청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판정이 시끄럽다. 여자프로농구, 남자프로농구 할 것 없다. 그나마도 나은 쪽을 꼽자면 남자프로농구라고 본다. 문제는 상호간 신뢰와 존중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누가 봐도 이상한 휘슬이 나왔다. 애매한 판정도 아니다. 명백한 파울이나 바이얼레이션을 무시하고 넘겼다. 판정의 기준이 일관성이 있었다면 실수라고 판단할 만하다. 하지만 한 경기 내에서도 상황에 따라 심판들의 판정 기준이 흔들렸다. 벤치도 선수들도 심판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항의는 자제한다. 심하게 항의를 해봐야 개선될 여지가 없고, 심판을 자극했다가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한 감독이나 코치들은 볼멘소리를 하는 수준으로만 얘기한다.

심판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갖고 휘슬을 불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들의 휘슬이 승부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심판 판정의 기준이 상황마다 바뀌면 경기를 준비하고 나온 선수들과 벤치 간 믿음도 깨지기 때문이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 따라 수비와 공격을 준비하고 나온다. 그런데 판정 기준은 심판마다 다르다. 그렇게 되면 경기를 직접 하는 선수들은 헷갈리고, 경기를 그렇게 하도록 지시한 감독과 코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심판들은 판정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 하고, 가능한 한 일치된 시각을 가져야 한다.

남자프로농구 PO는 이제 막 시작했다. 엄청나게 논란이 될만한 휘슬은 없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심판들이 1~2개 휘슬을 놓친 상황이 연출됐다. 그런데 벤치와 선수들은 경기 내내 심판이 휘슬만 불면 억울함을 호소한다. 양 팔을 벌려 관중들의 시선을 헷갈리게 만든다. 물론 억울한 장면도 있었다. 그러나 중계방송 리플레이를 보면 파울이 지적된 80~90%의 장면은 올바른 판정에 가깝다. 그런데도 감독과 선수들은 무조건 억울하단다.

판정에 따라 나오는 감독과 선수들의 제스처나 행동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심판도 사람이라 실수를 할 수 있고, 오심도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이 아니다. 심판을 향한 선수들과 감독들의 제스처가 심판들에 대한 신뢰도 자체를 낮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확실한 상황에서 강한 어필은 해도 좋다. 그러나 확실하지 않다면 관중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은 안 하는 게 답이다. 그게 상호간의 신뢰를 떨어뜨리지 않는 길이다. 관중 등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눈살을 덜 찌푸리게 된다.

프로농구뿐이 아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늘 판정이 뜨거운 감자가 된다. 어차피 오심은 나오기 마련이다. 판정이 완벽한 경기는 실제로 나오기가 어렵다. 결국 신뢰와 존중의 문제다. 심판들은 동일한 판정 기준을 갖고 책임감 있게 휘슬을 불어야 한다. 감독과 선수들도 그 휘슬에 대해서는 최대한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렇게 서로간의 신뢰를 다시 쌓아야만 리그의 정상화, 더 나아가서는 활성화가 가능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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