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대환 KBO 신임 사무총장 “한국 야구 한계…수준 갈수록 떨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8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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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대환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사무총장이 KBO 대형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한국 야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선수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 제공
류대환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사무총장이 KBO 대형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한국 야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선수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 제공
“한국 야구는 지금 위기다.”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 정운찬)의 류대환 신임 사무총장(55)은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며 이렇게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야구가 한계에 부딪쳤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1990년 KBO에 입사해 운영, 홍보팀을 거쳐 사무차장, 홍보팀장, KBOP 대표이사 등을 거쳐 이달 8일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1982년 시작된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807만 관중을 동원한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다. 누구보다 한국 프로야구 속내를 꿰뚫고 있는 그가 위기론을 꺼냈기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는 “국내 야구의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빅 리그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와 좋은 성적을 낸 게 이를 반증한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내 선수들이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국제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류 사무총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며 “KBO와 각 구단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구단이 연고지 중고교 야구팀과 연계해 제2의 최동원, 선동열, 류현진과 같은 차세대 스타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중장기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프로야구 선수들이 공인으로서 타의 모범이 되도록 인성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은 도박 같은 유흥이나 야구만 잘하면 모든 게 허용된다는 성적지상주의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KBO를 중심으로 인성교육을 정례화 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풀어야할 숙제가 여전히 많다”는 말을 거듭했다. 그러면서도 야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셜미디어서비스 등 뉴미디어 대응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하고, 야구팬들이 좀 더 쉽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류 사무총장은 올 시즌 새로 도입하는 공인구와 관련해 “공의 둘레가 1㎜가량 커지고 실밥 폭이 넓어져 투수들이 불리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며 “각 구단의 해외 전지훈련지에서 공에 대한 반응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무거운 책임감만큼이나 뜨거웠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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