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도 이제 치열한 첩보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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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야구 원로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기간 폭염을 뚫고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리는 GBK구장과 라와망운 야구장을 오갔다. 조별 예선 기간 일본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허 위원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이동, 땀에 흠뻑 젖어 GBK야구장에 도착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리고 “대만이 전력분석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였다. 이미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전력분석 데이터를 상당히 축적한 상태에서도 최근 컨디션을 보기 위해 각 팀을 세심히 관찰하고 있다”며 “코칭스태프도 상대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만과 일본은 각각 조별 예선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한국 타자의 성향에 따라 수비 위치를 바꾸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정교한 수비 시프트는 아니었지만 대만은 상당한 효과를 봤다. 한 대만 기자는 “한국은 프로선수들이 참가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력분석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하기가 쉽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KBO리그 전 경기가 국내에서 인터넷으로 중계되고 있고 다양한 각도에서 첨단 기술을 동원해 촬영되고 있기 때문에 정보 획득이 용이하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한국은 이스라엘에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유독 야수정면으로 가는 타구가 많았다. 다소 무모해보일 정도로 과감한 시프트가 많았다. 이스라엘 제리 웨인스타인 감독은 “많은 영상을 시청했다. 샘플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세심히 관찰하며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었다.

반면 한국은 일본 실업팀 선수가 대거 참가하는 AG나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가 많은 WBC에서 네덜란드 등 국가와 싸울 때 정보획득이 제한적이다. 반대로 일본 프로야구순서가 대표팀으로 선발되는 올림픽 등에서는 전력분석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한다.

이제 한국야구를 상대하는 팀들은 ‘어떻게 볼 것이냐?’가 아니라 ‘무엇을 볼 것이냐?’로 진화한 상태다.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은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방송해설가나 경기 감독관을 전력분석 팀장으로 영입하고 있다. 뛰어난 인력들이지만 연속성에는 한계가 존재 할 수밖에 없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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