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주행능력·멘탈’ 최강 윤성빈을 입증하는 3요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1일 05시 30분


윤성빈은 스켈레톤 선수로서 갖춰야 할 3요소를 모두 갖췄다. 뛰어난 운동신경을 앞세운 스타트와 브롬리 코치와 꾸준히 훈련하며 익힌 코스 주행능력,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그것이다. 만족을 모르는 성격과 성실함도 윤성빈이 가진 무기다. 스포츠동아DB
윤성빈은 스켈레톤 선수로서 갖춰야 할 3요소를 모두 갖췄다. 뛰어난 운동신경을 앞세운 스타트와 브롬리 코치와 꾸준히 훈련하며 익힌 코스 주행능력,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그것이다. 만족을 모르는 성격과 성실함도 윤성빈이 가진 무기다. 스포츠동아DB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아직까지 썰매 종목에서 획득한 메달이 단 한개도 없다. 한국이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총 55개인데 이는 모두 빙상 종목에서 나왔다. 동계올림픽 3대 썰매종목은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인데, 스피드의 절정을 맛 볼 수 있는 이 세 종목에서 우리는 항상 ‘노(No)메달’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물론 메달이 좋은 성적의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썰매 종목에서 좋은 선수들이 나오고, 적지 않은 투자까지 이뤄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충분히 메달을 기대해 볼만하다.

한국 스켈레톤의 기둥인 윤성빈(24·강원도청)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맹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자원 중 한명이다.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스켈레톤의 절대강자다. 윤성빈은 올림픽에 앞서 열린 월드컵 무대에서 이미 수차례 우승을 싹쓸이 하며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압도적인 격차로 여러 경쟁 상대들을 제친 그의 강점을 세 가지 요소로 나눠 분석해봤다.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스타트

윤성빈은 178㎝의 크지 않은 신장을 가지고 있지만, 고등학교 시절 덩크슛을 했을 정도로 타고난 하체의 힘이 좋았다. 초반 스퍼트가 중요한 스켈레톤에서 ‘엔진’이라 할 수 있는 하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단 이 부분에서 윤성빈이 가지는 장점이 매우 크다.

스켈레톤의 스타트는 전체 기록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스타트에서 0.1초를 줄이면 최종 기록은 0.3~0.4초까지도 줄어든다. 윤성빈은 특유의 하체를 이용한 빠른 스타트로 매 대회마다 경쟁자들을 압도해왔다. 실제 그는 올해 5차 대회까지 열린 2017~2018시즌 월드컵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스타트 기록이 2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가장 빨랐던 스타트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3차 대회 2차시기였는데, 4초50의 좋은 스타트를 기반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 기록은 윤성빈이 올 시즌 작성한 최고 기록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의 시즌 베스트 기록이 4초56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기록이다.

남자 스켈레톤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 스켈레톤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주행능력(코스 이해도)

주행능력은 곧바로 코스 이해도와 맞닿는 부분이다. 얼마나 그 트랙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자신의 주행능력을 적응시키느냐가 관건인데, 윤성빈은 신기하게도 전 세계 어느 트랙에서도 적응이 매우 빠르다. 윤성빈은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만 5년 밖에 되지 않은 선수인데, 이를 감안하면 이는 타고난 부분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더불어 윤성빈의 주행능력이 더욱 더 빛을 발하는 것은 조력자의 숨은 도움 덕분이다. 윤성빈을 옆에서 지도하고 있는 리처드 브롬리 코치는 썰매 제작에도 관여하고 있는 메카닉인데, 날씨와 습도에 따라 썰매의 날을 제각기 선택해 장착한다. 100분의 1초 싸움까지 해야 하는 스켈레톤에서 미세한 부분을 신경 쓰고 안 쓰고는, 순위를 몇 단계나 뒤집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브롬리 코치의 역할은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도 절대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올림픽이 홈에서 열린다는 것도 윤성빈에게는 큰 호재다. 경기가 치러지는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는 많은 연습을 할수록 주행능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다. 윤성빈은 올 시즌 월드컵 7차 대회까지만 참가한 뒤 1월 중순부터는 올림픽 전까지 슬라이딩 센터에서 계속해서 코스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멘탈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또한 큰 강점이다. 윤성빈은 썰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환경에서 처음으로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부담도 있을 테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오직 자신의 주행에만 집중하는 그의 멘탈은 여러 강점 중에서도 가장 부각되는 부분이다. 경쟁자인 두크르스와는 무려 10살차. 그는 젊은 나이에도 외부 변수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고, 아울러 자신의 기록에 쉽게 만족하지 않는 강한 승부근성까지 갖췄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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