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겨울올림픽과 런던 올림픽에서 배울 점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4일 2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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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최는 인간의 삶과 사회를 바꾼다. 유치 단계부터 그리고 올림픽을 치른 뒤에도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그 유산을 만들어 가야 한다.”

올림픽을 이미 치러 본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24일 서울 강남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드림투게더 서울포럼 2017’. 서울대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단장: 서울대 강준호 교수)이 ‘올림픽 유산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 존 펄롱 2010밴쿠버 겨울올림픽조직위원장과 벤 플레처 런던유산개발회사 국장(전 2012런던올림픽 안전담당 부국장)은 “장기 비전과 약속 이행”을 강조했다.

펄롱 위원장은 “우리는 올림픽 유산에 대해서 올림픽 유치를 추진할 때부터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밴쿠버 올림픽은 캐나다 전체의 올림픽이었다. 소수가 참여하는 올림픽이 아니라 모두 참여하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면에서 캐나다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가동했다. 올림픽이 시작되자 캐나다인들은 ‘나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가봐야 한다’며 밴쿠버로 몰렸고 캐나다 인구의 95% 이상이 올림픽을 TV로 시청했다. 국민 전체의 참여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회상했다.

펄롱 위원장은 “올림픽 직전 몰아친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잘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경제적 발전 등이 올림픽 유산으로 되지만 나는 여기에 ‘행동’을 더하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거대한 것을 이뤄내는 ‘행동’이라야 말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올림픽 유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사람들은 일치단결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밴쿠버 올림픽을 잘 치른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게 펄롱 위원장의 설명이다.

강준호 서울대 교수는 “사실 밴쿠버는 유치 신청하기 7년전부터 올림픽 유산을 고민했으니 올림픽 개막 14년전부터 준비했다고 봐야 한다”며 ‘밴쿠버는 준비된 올림픽’이었음을 강조했다.

영국의 플레처 국장은 “우리는 런던의 도시재생을 목표로 올림픽 유치에 나섰고 영국을 넘어 유럽에서 가장 낙후된 런던 동부를 유럽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장기 계획에 따라 런던 재생은 아직 진행 중이다. 올림픽을 통해 런던은 새롭게 비상했다”고 말했다. 런던은 산업폐기물로 쌓여있던 런던 동부를 새롭게 종합스포츠레저타운으로 만들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이후 스포츠시설의 공원화와 지역 주거환경을 개선해 살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플레처 국장은 “올림픽 파크가 건설된 곳은 런던 동부로 낙후되고 오염된 곳이다. 그곳을 발전시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올림픽 파크를 지었다”고 말했다. 영국은 이곳에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를 건설하면서 주위 시설도 영구시설과 임시시설로 구분해 시설을 보완했고 주택 건설, 교통망 확충도 함께 진행해 사후 인구 거주 문제도 준비했다. 런던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난 뒤 경기장 변환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도 1년 동안 리모델링한 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원으로 2014년 재개장했다.

플레처 국장은 “올림픽 파크에 접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시설도 상업시설 등으로 변경됐다”며 “올림픽 파크는 매년 2000만 명이 방문하는 곳으로 변신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런던 스타디움도 야구, 풋볼 등 다양한 종목과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변경되면서 1년에 200만명이 방문하고 있다”며 “그외 다른 경기장도 사람들이 와서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지역을 재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변형 프로그램에 돌입하는 것은 올림픽 이후 또 다른 시작이었다. 장기 비전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연사로 나선 김주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도 “평창도 저탄소 환경올림픽, 자연보호, 삶의 질 향상, 도민들의 자부심 향상, 세계로 도약하는 평창 등의 측면에서 소중한 올림픽 유산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사업단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 드림투게더마스터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서울대의 드림투게더마스터프로그램은 2013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 오세아니아,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차세대 스포츠행정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다. 스포츠분야 발전을 모색하는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차세대 스포츠행정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대에서 진행하는 국제적인 인재육성 사업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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