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 시행 1개월…판정불만 목소리 어느새 잠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25일 05시 45분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의제기 횟수 눈에 띄게 감소
연맹 “신뢰 쌓이고 있다는 방증”
판독 시간도 40초 이내로 줄어


2017년 7월. 한국프로축구는 국제축구계의 혁명적인 변화 물결에 동참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을 도입한 것이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시즌 개막전부터 오심논란이 끊이질 않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당초 계획보다 훨씬 빠르게, 또 전격적으로 도입을 결정했다.

축구를 포함, 모든 스포츠에서 오심은 피할 수 없으나 ▲특정구단의 수혜와 피해 ▲의도적인 판정 등 여기저기서 불거진 다양한 오해와 이로 인한 불신은 반드시 해소시킬 필요가 있었다. 연맹은 일단 도입 무대를 클래식으로 한정했지만 조만간 챌린지(2부리그)까지도 확대할 방침이다. 연말 진행될 챌린지 플레이오프(PO)와 승강PO에도 VAR을 시행할 계획이다.

연맹은 7월 1∼2일 클래식 18라운드를 시작으로 22∼23일 열린 클래식 정규리그 23라운드까지 모두 13차례 VAR 판독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판독 결정이 기록에 반영된 것은 10차례였다. 사안들도 다양하다. 레드카드(4회) 및 득점 취소(3회) 상황이 가장 많았다. 페널티킥 상황에서도 3차례 판독을 했다. 이 가운데 1개의 PK가 주어진 반면, PK 취소도 2차례나 있어 눈길을 끌었다.

VAR은 득점 상황, PK 부여, 레드카드 적용, 징계조치 오류 등 4가지로 특정된 장면을 확인해 주심의 판정을 돕는 시스템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물론 처음부터 매끄럽지는 않았다. 갓 도입된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시행 첫 라운드 때는 상당한 혼란이 빚어졌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장면을 영상을 통해 확인하고, 그라운드 현장과 경기장 외곽 VAR 부스가 소통하기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기계결함 때문에 판독 시작부터 마지막 결정까지 5∼6분이 흐른 적도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다르다. 판독 자체를 20초선에 끊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종 결정 뒤 결과 반영도 물론 굉장히 짧아졌다. 정확히 40초 이내에 마무리 지을 때도 있다. 단순히 판독시간에만 변화가 생긴 건 아니다. VAR 판독이 이뤄지는 횟수 자체도 줄어들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FC서울-전북현대전처럼 빅 매치가 열린 23일 경기조차 VAR 상황이 1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연맹이 VAR의 무난한 시행과 정착을 위해 투입한 초기 자금만 약 10억원에 달한다. 이를 풀 시즌으로 확대하면 훨씬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나마 엄청나게 줄인 액수다. 시스템 기기가 장착된 차량을 각 경기장에 배치하는 ‘이동식 VAR’을 선택한 것도 결국은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현재 판독차량 3대가 운용되고 있고, 전문 장비는 모두 6대 마련됐다.

그래도 많은 비용을 들인 가치는 충분하다. VAR이 시행된 이후 구단에서 연맹으로 제기한 판정불만 횟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불만을 털어놓는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았다. 연맹 핵심 관계자는 “구단, 선수, 심판들의 신뢰가 점차 쌓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판정의 핵심은 바로 모든 구성원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믿음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