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1990년생 황금세대의 2라운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16일 05시 30분


2008 세계청소년대회 야구 청소년대표팀. 사진제공|대한야구협회
2008 세계청소년대회 야구 청소년대표팀. 사진제공|대한야구협회
1990년에 태어난 학생 야구선수들은 ‘박찬호 키드’로 불렸다. 고교 3학년 때인 2008년에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정상에 서며 ‘황금세대’로 각광을 받았다. 1990년생들이 프로에 입단한 2009년, 한국야구는 2008베이징올림픽금메달,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으로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었다. 때맞춰 등장한 패기 넘치는 신인들의 활약은 KBO리그를 더 뜨겁게 달궜다. KBO리그의 열기는 제9구단, 제10구단의 창단 그리고 광주, 대구, 창원으로 이어지는 신축구장 건설로 이어졌다.

1990년생 황금세대는 이제 20대 중후반이 됐다. KBO리그의 새로운 주역을 꿈꾸는 그들은 프로데뷔부터 지금까지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희비도 엇갈렸지만 야구는 끝을 알 수 없다. 황금세대가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꿈은 이제 제2라운드가 시작이다.

KIA 안치홍-삼성 김상수-LG 오지환(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KIA 안치홍-삼성 김상수-LG 오지환(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2008년 국제무대 한국야구 돌풍의 시작

2008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한국은 준결승에서 쿠바,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역대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대부분 프로팀들로부터 1차지명 혹은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상위권에 선택된 황금세대는 프로 첫 해부터 큰 관심이 쏟아졌다.

첫 번째 주자는 청소년대표팀 클린업트리오로 ‘천재타자’로 불렸던 안치홍(KIA)이었다. 조범현 감독의 과감한 세대교체 속 열아홉 나이에 KIA의 주전 2루수가 된 안치홍은 그 해 고졸신인으로 미스터 올스타에 뽑혔고, 한국시리즈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같은 해 삼성에 1차 지명된 김상수 역시 선동열 감독의 중용 속에 주전 선수가 됐다. LG에서는 대표팀에서 투수와 내야수를 오갔던 오지환이 거포 유격수로 떠올랐다.

그 해 두산은 청소년대표 출신을 4명이나 지명했다. 1차지명으로 대표팀 에이스 성영훈, 2차 1라운드에서 유격수 허경민, 2라운드 외야수 박건우, 그리고 5라운드에서 외야수 정수빈을 선택했다. 성영훈은 미래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으로 긴 재활을 시작했다. 대신 정수빈이 두산의 4번째 외야수로 맹활약해 ‘잠실의 아이돌’로 불리기 시작했다.

두산 박건우-허경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박건우-허경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 2017년 박건우, 허경민의 날갯짓

안치홍, 김상수, 정수빈이 입단 첫 해부터 각광을 받았지만 허경민, 박건우는 군 복무를 택했다. 어느 새 8년의 시간이 흐른 2017년, 허경민은 WBC 국가대표, 박건우는 두산 최고의 라이징 스타가 됐다.

두산의 리드오프로 지난해 20홈런을 기록한 박건우는 “청소년대표 동기들은 그동안 꾸준히 활약해 왔다. 그에 비해 지난해 겨우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990년생으로는 유일하게 2017 WBC 대표팀이 된 허경민은 “청소년대표 때 느꼈던 큰 자부심이 기억난다. 태극마크가 달린 푸른색 유니폼을 다시 입게 돼 영광이다”며 “2020년대에는 안치홍, 오지환, 김상수 등 뛰어난 동기들이 국가대표팀에서 주축 전력으로 활약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동안 1990년생 황금세대의 선두주자였던 안치홍과 김상수도 매우 의미 있는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안치홍은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올스타 2루수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김상수는 동기생 중 가장 먼저 팀의 주장이 됐다. 또한 2017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1990년생으로는 처음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도 획득한다.

2008년 청소년대표팀의 주전 포수였던 김재윤(kt)은 2016년 투수 변신 두 번째 시즌 만에 팀의 마무리 투수가 됐다. 올해는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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