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유상건]외국인의 국가대표 귀화 문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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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건 상명대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
 평창 겨울올림픽이 성큼 다가왔다. 올림픽은 돈과 첨단기술이 동원될 뿐 아니라 정치적 계산이 난무하고 문화적 품위까지 거론되기 때문에 단순한 스포츠 경기 그 이상이다. 그런데 평창 겨울올림픽에 파란 눈의 외국인 한국국가대표 선수들이 뛰는 광경을 떠올려 보자.

 단순히 스포츠 노동 이주자의 국가적 이동이라는 이해를 넘어 민족감정이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그래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메달에 눈먼 무책임한 유입’부터 ‘목적 달성을 위한 가장 빠른 대안’까지 편차가 크다.

 1983년 외국인 운동선수가 취업을 목적으로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 브라질 축구선수 2명이 시초다. 이후 자신의 국적을 유지한 채 스포츠 노동력만 제공하는 외국인 선수들을 야구 축구 농구 배구 탁구 경기장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한국으로 귀화한 선수로는 올림픽에서 메달까지 딴 탁구의 당예서가 있고, 캐나다와 미국 출신의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현 국가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의 루지 선수도 귀화했다. 역으로 양궁 쇼트트랙 야구 유도 등에서 한국 선수도 국적을 바꾼 바 있다. 이들 중에는 국내로 재귀화한 경우까지 있다.

 외국인 선수의 국내 유입은 국제경쟁력 강화와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 하지만 국내의 우수한 투수나 뛰어난 공격수 부재를 불러오는 등 뜻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국경선 개념이 희미해진 시대에 외국인 스포츠 노동자에 대한 배척과 저항은 무의미해 보인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과 젊은층, 저학력, 저소득층일수록 귀화한 외국인 선수에게 부정적이라고 한다.

 흥미롭게도 진보와 보수 모두 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은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이동한 한국에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귀화 선수도 외부로부터의 신선한 수혈로 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지금은 이들을 어떻게 한국 스포츠 문화에 스며들게 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더 마음을 써야 할 때다. 폐막식이 시작되는 순간 이들 ‘뉴 코리안’의 마음속에 ‘좋은 추억 하나 잘 만들었으니 이제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프로젝트는 완전 실패작이다. 덩달아 “결국 메달 하나 따려고 귀화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
#평창 겨울올림픽#외국인 운동선수#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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