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체선수 난항? 유희관도 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7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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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의 전력누수가 크다. 김광현(SK)이 팔꿈치 수술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고, 국가대표 안방마님이었던 강민호(롯데)까지 무릎이 좋지 않아 WBC를 뛰지 못하게 됐다. 강정호(피츠버그)는 음주뺑소니 사고로 인해 빠졌다. 해외파 김현수(볼티모어)와 추신수(텍사스)는 소속구단이 WBC 불참을 요구하고 있어 곤란해 하고 있다.

대체선수도 마땅치 않다. 가장 시급한 게 김광현의 빈 자리를 메울 투수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있지만 지난해 도박 파문으로 인해 법적 처벌을 받으면서 국가대표 발탁을 두고 찬반 여론이 맞서고 있다. LG 류제국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어깨가 좋지 않아서 어깨에 포커스를 맞춰서 재활을 하고 있다. 재활이 끝나가는 단계지만 WBC에 나갈 몸 상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팀도, 대표팀도 좋지 않을 수 있다. 불가능할 것 같다”고 의견을 밝힌 상태다.

김인식 WBC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평가받고 있는 오승환 발탁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현 대표팀 구성상 선발 김광현이 빠진 자리에 또 다른 선발요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선발투수를 선택한다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후보가 유희관이다. 그는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선 2013년부터 10승(7패)을 했고 2014년(12승9패), 2015년(18승5패), 2016년(15승6패)까지 꾸준히 10승 이상을 하면서 활약했다. 가장 큰 장점은 내구성이다. 41경기를 나선 2013년부터 4년 연속 30경기에 출장했다. 부상이 적은 몸이어서 선발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없다. 소화이닝도 대단하다. 2014년 177.1이닝, 2015년 189.2이닝, 2016년 185.2이닝을 던졌다.

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유희관이 그동안 국가대표에 뽑히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느린 구속 때문이다. 평균 130㎞ 안팎의 직구 구속으로 다른 나라의 정상급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KBO리그는 몸쪽 판정에 후해 구속은 느리더라도 몸쪽 스트라이트존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바깥쪽 승부를 잘 하는 유희관 스타일이 통하지만, 국제대회는 몸쪽 스트라이크존이 타이트할 경우 공이 느린 유희관이 고전할 가능성이 있어 과감하게 발탁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 시즌만 해도 유희관은 외국인타자에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지난 시즌 40홈런을 치면서 홈런왕을 차지한 에릭 테임즈를 상대로 피타율 0.200(5타수 1안타)으로 빼어났고, 한화 윌린 로사리오(피타율 0.167·6타수1안타), LG 루이스 히메네스(피타율 0.250·8타수2안타) 등 이른바 ‘잘 치는 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삼성 아롬 발디리스(피타율 0.250·8타수2안타), SK 헥터 고메즈(피타율 0.222·9타수 2안타) 등에게도 기록이 좋았다. KIA 브렛 필(피타율 0.500·2타수 1안타), 롯데 짐 아두치(피타율 0.333·3타수 1안타) 등을 상대했을 때 타율이 높았지만 맞붙은 표본이 적을 뿐 난타를 당한 적이 없다.

정작 유희관은 “국가대표 선정은 김인식 감독님을 비롯한 기술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KBO리그에 ‘느린 공 투수는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깬 그가 국제대회에서도 ‘느림의 미학’을 전파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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