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0.67도루’ 2016 PS, 뛰는 야구는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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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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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PS)과 같은 단기전에선 작은 플레이에 승부가 갈린다. 집중력과 수비, 주루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특히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도루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수단 가운데 하나인데, 올해 PS에서는 도루를 구경하기 쉽지 않다. 뛰는 야구가 실종됐다.

● 경기당 0.67도루, 뛰는 야구는 어디로 갔나

10월31일까지 올해 PS 12경기에서 나온 도루는 총 8개. 경기당 0.67개 꼴이다. 도루시도 횟수도 12회로 경기당 1회 꼴이다. 성공률은 67%인데, 시도 자체가 적어 표본으로 삼기 어렵다. 정규시즌 팀 도루 1위 넥센(154개)과 3위 LG(121개)도 좀처럼 뛰지 않았다. 양 팀이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준PO) 4경기에서도 총 4차례 도루시도에 성공은 하나뿐이었다. NC-두산의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나온 도루는 단 2개뿐이다. 김종호와 민병헌이 한 차례씩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KIA-LG의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나온 양 팀 합계 3개의 도루가 올해 PS 한 경기 최다기록. LG-NC의 PO 4경기에선 도루 시도 자체가 한 번에 불과했다. 2차전에서 3회 손주인(LG)이 2루를 훔쳤다. 올해 PS에서 경기당 득점 5.16점(총 62점)에 불과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홈런이 나오지 않는 이상 추가 진루 없이 득점 확률을 높이긴 쉽지 않다. 도루 감소가 득점력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해에는 WC 결정전~준PO~PO~KS 15경기에서 19개의 도루가 나왔다. 경기당 1.27개 꼴이다. 총 시도 횟수는 33회(경기당 2.2회)로 성공률은 57.6%였다. 올해 정규시즌 720경기에서도 10개팀이 총 1605차례 도루를 시도해 1058개를 성공했다(성공률 65.9%). 단기전인 PS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경기당 도루시도 횟수는 2.23회였고, 1.5개를 성공했다.

● 발 빠른 주자들, 왜 뛰지 못할까


11년 연속 20도루의 대기록을 달성한 정근우(한화)는 “5~6년 전과 비교해 시도 횟수는 줄었지만, 확실한 타이밍에 뛰어 성공률을 높였다”고 했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일지라도 그 확실한 타이밍을 잡기는 쉽지 않다. 투수들의 퀵모션이 빨라지고, 포수들의 견제능력이 향상된 것도 도루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통산 267도루를 기록한 MBC스포츠+ 박재홍 해설위원은 “배터리가 뛸 만한 선수를 집중 견제하는 데다, 투수들의 릴리스 타임(투구동작에 들어간 시점부터 공이 포수 미트에 도달하는 시간)도 빨라졌다”고 밝혔다. 심리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승부처에서 도루 실패는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무작정 뛰기가 조심스럽다. 성공하면 신의 한 수, 실패하면 역적이 된다. 박 위원도 “도루는 양날의 검이다. 만약 주자가 나갔다가 (도루 실패 등으로) 사라지면 흐름이 끊긴다”고 했다.

1~2차전에서 팀 타율 0.200(65타수13안타), 1득점으로 침묵한 NC에겐 ‘뛰는 야구’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박민우, 이종욱, 김종호, 이상호 등 주력을 갖춘 선수가 여럿 있다는 점이 반갑다. 박 위원은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여러 작전을 시도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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