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SK는 어떻게 트레이드 ‘거상’이 됐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5일 05시 30분


SK는 2000년 창단 이후 17년 동안 3년을 제외하고 매년 트레이드를 단행할 정도로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팀이다. 유연한 의사결정구조가 원동력이다. 올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완 임준혁. 사진제공| SK 와이번스
SK는 2000년 창단 이후 17년 동안 3년을 제외하고 매년 트레이드를 단행할 정도로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팀이다. 유연한 의사결정구조가 원동력이다. 올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완 임준혁. 사진제공| SK 와이번스
매년 트레이드 마감일이 다가오면 주목받는 팀들이 있다. 트레이드 문이 활짝 열린 팀들이다. SK는 올해도 마감일에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빅딜’은 없었지만, KIA와 1대1 트레이드로 좌완 고효준을 보내고 오른손 선발자원 임준혁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00년 창단한 SK는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팀 중 하나다. 창단 이후 올해까지 트레이드 없이 지나간 건 2006년과 2009년, 2011년뿐이다. 전력이 강하든 약하든 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

신생팀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이나 웨이버 영입을 제외하고, SK는 총 27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17년 동안 연평균 1.59회 거래를 한 셈. 물론 창단 초인 2000년과 2001년 각각 6회와 5회로 트레이드가 집중되긴 했으나, 이후에도 굵직한 트레이드가 많았다. 특히 마감일에 임박해 터진 2010년 7월28일 LG와 4대3 트레이드나 지난해 7월24일 LG와 3대3 트레이드 등 ‘깜짝 빅딜’이 화제였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2001년 12월20일 삼성과 6대2 트레이드를 통해 오상민과 브리또 2명으로 무려 6명(김태한 김상진 이용훈 김동수 정경배 김기태)을 받아온 적도 있다.

최근 트레이드에선 주축선수들을 발굴해내기도 했다. 2012년 5월2일 포수 최경철(현 LG)을 넥센에 내주고 받은 투수 전유수는 수년간 SK 불펜의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LG와 3대3 트레이드는 ‘4번타자 정의윤’을 탄생시킨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올해는 혼탁한 순위싸움 속 트레이드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와중에 부족한 선발투수를 수혈하는 성과를 얻었다.

SK는 어떻게 트레이드를 잘하는 구단이 된 걸까. 일단 창단 초기부터 부족한 선수를 채우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게 출발점이었다. 이 때문인지 트레이드에 유연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선수들도 마지막이란 생각에 트레이드를 요청하기도 한다. 2014년 한화로 이적한 조인성이나 최근 KIA 유니폼을 입은 고효준 등도 구단에 ‘출전 기회’ 등을 이유로 트레이드를 요구한 케이스다.

최근 모든 팀이 ‘손익 계산’ 때문에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SK는 아니다. 선수 출신인 민경삼 단장 등 구단 수뇌부부터 트레이드로 내보낸 선수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데 대해 부담감을 갖지 않는다. 그걸 신경 쓰다 보면 거래가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야구인이 아닌, 그룹 임원이 내려 온 몇몇 구단과는 의사결정구조에서 차이가 있다. 유연한 분위기 속 영입대상 선수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덤이다.

구단 관계자는 “우린 트레이드 실패에 대한 부담 대신 전력에 필요한 선수를 찾는 게 우선이라는 분위기가 형성이 돼있다. 최근엔 선수의 길을 열어주는 트레이드도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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