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T1의 화룡점정…LoL 사상 첫 그랜드슬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16일 05시 45분


SK텔레콤T1이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왕좌를 차지하며 라이엇게임즈 공식 세계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사상 첫 팀이 됐다.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결승에서 북미의 카운터 로직 게이밍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SK텔레콤T1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SK텔레콤T1이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왕좌를 차지하며 라이엇게임즈 공식 세계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사상 첫 팀이 됐다.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결승에서 북미의 카운터 로직 게이밍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SK텔레콤T1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 2016 LoL MSI 우승

결승서 북미 ‘CLG’ 3-0 꺾고 정상
최강 입증 ‘롤드컵 3회 제패’ 목표
한국선수 진출 해외팀 상향 평준화


‘어차피 우승은 SK텔레콤T1!’

SK텔레콤T1이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에서 사상 첫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SK텔레콤T1은 15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16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에서 북미의 ‘카운터 로직 게이밍(CLG)’을 3대0으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SK텔레콤T1은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 ‘LoL 올스타’ 등 라이엇게임즈의 공식 세계 대회에서 모두 왕좌에 오른 최초의 팀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지난해 MSI 결승에서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G)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 SK텔레콤T1 결선 무대서 최강팀 재확인

SK텔레콤T1은 결선 토너먼트에서 세계 최강임을 재차 확인했다. 13일 열린 4강에선 경계 대상 1호였던 중국의 로얄 네버기브업(RNG)을 3대1로 격파했다. 사실상 결승이었던 이 경기에서 SK텔레콤T1은 첫 세트에서 패했지만, 이후 2세트부터 4세트까지 내리 잡아내며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결승무대에선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CLG를 맞아 3세트 모두 승리하며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이제 SK텔레콤T1은 ‘롤드컵 3회 제패’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뛴다. 이상혁은 우승 뒤 인터뷰에서 “앞으로 다른 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장엔 1만3000명의 중국팬들이 세계 최강 SK텔레콤T1의 플레이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특히 이상혁은 현지에서 한류 스타만큼 큰 인기로 눈길을 모았다. 경기장을 찾은 중국팬 리용(24)씨는 “국제대회가 중국에서 열려 SK텔레콤T1같은 명문팀을 직접 볼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LoL e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 중 ‘페이커(이상혁)’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많은 중국팬들이 페이커의 말도 안 되는 플레이를 보면서 환호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응원왔다는 한쯔(21)씨는 “남자친구를 따라 보다보니 e스포츠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며 “이렇게 큰 경기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니 더 흥분된다”고 말했다.

세계 팀 실력차 점차 줄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SK텔레콤T1의 그랜드슬램 달성과 함께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해외 지역 팀들의 경기력 향상이다. 결선무대에서 세계 최강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SK텔레콤T1도 예선에선 4연패를 당하며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반면 맞수인 RNG는 8승2패로 1위에 올랐다. 대만의 플래시 울브즈(FW)도 예선에서 SK텔레콤T1을 두 번 제압하며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은 팀은 준우승을 차지한 CLG. 각종 국제 대회에서 실망스런 성적을 거뒀던 북미 지역 대표팀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첫 결선 진출에 준우승까지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CLG는 결승에서도 SK텔레콤T1을 상대로 1·2세트에서 호각을 이루는 등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SK텔레콤T1의 최병훈 감독은 “우리가 지쳐있었던 것을 감안해도 모든 팀들의 실력이 크게 향상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해외 지역 팀들의 실력 상향 평준화엔 한국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번 MSI에 진출한 팀 중 터키와 대만을 빼고는 모두 한국 선수들이 소속돼 있다. 난적 RNG와 준우승팀 CLG에도 한국 국적의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타 지역 선수를 팀당 2명씩 스카우트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2년 동안 활동하면 해당 지역 선수로 인정해준다. 일각에서 “해외 지역 리그에서 한국 선수로만 팀을 꾸릴 수도 있을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웰른 로젤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총괄 디렉터는 “지역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 선수로 인정해주는 활동기간을 늘리는 등 규정을 강화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중국) ㅣ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