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땅볼 유도의 달인, 10명 중 9명 용병투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29일 05시 45분


한화 탈보트-KIA 스틴슨-롯데 레일리(맨 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한화 탈보트-KIA 스틴슨-롯데 레일리(맨 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재조명해 본 ‘땅볼 투수’의 가치

탈보트 1위·스틴슨 2위…김광현 국내 유일
‘병살타 유도율’은 레일리·밴 헤켄 발군


타자들의 힘은 갈수록 증가하는데, 이에 대응할 투수들의 새 구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타자들을 압도하기보다는 맞더라도 장타가 안 나오게 유도하는 ‘땅볼 투수’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오직 ‘땅볼 유도 능력’에 맞춰 KBO리그의 투수 서열을 매겨봤다.

● 땅볼 유도 능력에서 드러나는 외국인투수들의 위력

땅볼:뜬공 비율 1위는 한화 미치 탈보트(2.59:1)였다. 이어 KIA 조쉬 스틴슨(2.01:1)이 2:1의 비율을 넘겼다. 좌투수 중에선 롯데 브룩스 레일리(1.77:1)가 1위였다. 톱10 중 9명이 외국인투수였다. 국내투수로는 SK 김광현(1.55:1)이 유일하게 5위에 들어있다. 김광현을 예외로 두면 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을 잘 던지는 외국인투수들의 위력이 입증된다.

병살타 유도율로 눈을 돌려도 톱10 중 7명이 외국인투수다. 롯데 레일리가 15.2%로 1위다. 병살타가 나올 수 있는 주자 상황에서 더블아웃을 성공시킬 확률이 100번 중 15.2회라는 얘기다. 레일리의 주무기 ‘싱킹패스트볼’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넥센 앤디 밴 헤켄(12.9%)과 롯데 조쉬 린드블럼(11.4%)도 톱10 안에 있다.

국내투수 중에선 삼성 차우찬(3위·13.3%), KIA 양현종(5위·12.95%), 두산 유희관(10위·11.2%)이 10위 안에 포함됐다. 각팀의 주력 선발들이자 이닝이터들이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 투수친화적 구장과 뜬공 투수의 경쟁력

땅볼 투수들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이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매력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비싸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래서 투수친화적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구단은 뜬공 투수에게서 틈새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실제 땅볼 유도 투수 톱10 중에서 두산 소속은 1명도 없다. LG도 루카스 하렐뿐이다.

물론 두산은 내야수비도 강력하다. 그러나 잠실의 경우, 외야수비가 그에 못지않은 가중치를 갖는다. 유희관은 27일까지 125개의 플라이아웃을 잡았다. 삼성 윤성환(153개) 다음으로 뜬공 아웃 숫자가 많다. 두산 장원준은 땅볼 아웃이 112개, 뜬공 아웃이 109개로 거의 1:1이다. 넓은 잠실구장과 두산의 그물망 수비가 장원준의 이적 이후 성적에 도움을 줬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장원준의 두산행은 84억원을 쓴 두산의 성공이라기보다 장원준의 팀 선택 성공에 가깝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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