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선수 스카우팅리포트] 피가로, 160km 강속구·변화무쌍 변화구 일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3월 19일 06시 40분


삼성 새 외국인투수 알프레도 피가로는 지난해 방어율·탈삼진 1위였던 릭 밴덴헐크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속 160km의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피칭이 가장 큰 무기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새 외국인투수 알프레도 피가로는 지난해 방어율·탈삼진 1위였던 릭 밴덴헐크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속 160km의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피칭이 가장 큰 무기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8. 삼성 피가로

최근 불펜피칭서 직구 최고스피드 158km
체인지업·커브 등 변화구 굿…제구는 숙제
“오릭스서 2년, 한국야구 적응 도움될 것”

올해 삼성에서 가장 어깨가 무거운 선수. 바로 새 외국인투수 알프레도 피가로(31)다. 지난해 방어율·탈삼진 부문 1위에 올랐던 에이스 릭 밴덴헐크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로 떠났다. 삼성은 피가로가 그 공백을 메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무엇을 하든 밴덴헐크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피가로와 또 다른 외국인투수 타일러 클로이드에게 25승 합작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를 달성하기 위해선 피가로의 임무가 막중하다는 얘기다.

피가로는 2011년과 2012년 일본 오릭스에서 지금의 팀 동료인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었던 경력으로도 유명하다. 동양야구를 경험해봤다는 점이 선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피가로가 오릭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내심 마음에 뒀던 류 감독은 “2년간 동양야구를 경험해봤으니 한국야구 적응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 시속 160km 강속구가 주무기이자 최고 장점

피가로는 투수들에게 ‘신의 선물’이라 불리는 강속구를 보유하고 있다. 구속은 밴덴헐크보다 더 나온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13일 포항 LG전에서 전광판에 최고 구속 155km를 찍었다. 불펜에선 158km까지 던졌다. 삼성 전력분석팀 허삼영 차장은 “무엇보다 파워풀한 직구가 최고 강점이다. 포심패스트볼이 평균 150km 이상을 찍고, 최근에는 158km까지 나온다. 시즌 때는 160km까지 던지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피가로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피가로의 직구 비중은 전체 투구수의 70%에 육박했다. 그만큼 스스로 자신이 있고 위력도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류중일 감독도 “워낙 빠른 직구를 던지기 때문에 밴덴헐크 정도는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강속구 투수치고는 크지 않은 키(183cm)가 단점으로 꼽힌다. 삼성 내부에서 “198cm인 밴덴헐크보다 키가 작아서 아무래도 직구의 각(위에서 아래로 꽂히는 각도)이 좀 덜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허 차장은 “밴덴헐크가 큰 키를 이용해 위에서 내리 꽂듯이 던졌다면, 피가로는 몸이 올라가서 팔을 높게 들고 던지기 때문에 타점이 그리 낮지는 않다”며 “수치로 잴 수는 없지만 릴리스포인트 자체는 키에 비해 그리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다양한 변화구 활용…들쑥날쑥 제구력은 약일까 독일까

피가로는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모두 던진다. 그러나 커브와 슬라이더의 궤적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구속에 차이가 있을 뿐, 타자가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 대신 변화구도 구속이 빠르다. 허삼영 차장은 “체인지업은 빠르면 140km, 커브는 130km까지 나올 수 있다. 좌타자에게 체인지업, 우타자에게 커브를 주로 던지면서 적재적소에 승부구로 활용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레퍼토리가 다양하다는 점은 분명히 장점이다. 류중일 감독도 “밴덴헐크는 변화구가 커브뿐이었지만, 피가로는 다양한 구종을 갖췄다. 변화구는 피가로가 한 수 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직 제구는 안정적이지 않다. 포항 LG전에서도 1회에만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줬다. 허 차장도 “로케이션이 들쑥날쑥한 편”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있다. 허 차장은 “제구력이 좋은 투수는 타자들이 몇 번 상대하다 보면 히팅포인트를 잡게 된다. 그런데 피가로는 공이 빠른 데다 역구(포수 사인과 반대쪽 코스로 가는 공)가 종종 나와서 타자들에게는 부담감이 큰 투수”라고 설명했다.


울산|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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