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스키학교 김남제 교장 “평창까지 3년, 가능성은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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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 선수들은 신체 조건부터 유럽 선수들에 뒤진다. 메달을 따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좌식스키의 스프링은 허리와 무릎 역할을 해 주기 때문에 하드웨어(체격)의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장애인스키의 대부’ 김남제(53) 전 대표팀 감독이 9년 만에 눈밭으로 돌아왔다. 지난 달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 문을 연 장애인스키학교 교장을 맡으면서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만든 이 학교는 올해 12월까지 8차례에 걸쳐 운영된다. 장애인 누구나 스키를 탈 수 있게 한다는 기본 목적 외에 저변 확대를 통해 숨어 있는 유망주를 발굴하고 장기적으로 패럴림픽 메달까지 노린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 교장은 국내 좌식스키의 선구자다. 강릉상고 3학년 때부터 단국대를 졸업할 때까지 비장애인 스키 국가대표였던 그는 30세이던 1992년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추락해 장애인이 됐다. 1996년 좌식스키를 처음 접했고, 1998년 나가노 겨울패럴림픽에 출전해 국내 첫 좌식스키 올림피언으로 이름을 남겼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06 토리노 패럴림픽 때는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솔트레이크 대회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 설상 종목 첫 은메달을 딴 한상민이 그의 제자다. 토리노 대회 이후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스키장을 떠났던 김 교장은 지난해까지 휠체어댄스 선수로 활동하며 아시아인 최초로 휠체어댄스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기도 했다.

“스키로 돌아올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장애인스키학교를 연다기에 마음을 바꿨다. 장애인이 마음껏 스키를 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 처음으로 스피드를 만끽한 학생들이 ‘좌절감을 떨치고 용기를 얻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보람을 느낀다.”

그는 평창 패럴림픽까지 3년이 남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좌식이나 시각장애인스키는 이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훈련하면 메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120명의 스키어가 배출된다. 저변이 넓어지면 유망주도 나오기 마련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1년 내내 스키를 탈 수 있게 지원해 주고 이렇게 3년을 준비한다면 설상에서 다시 메달을 얻을 수 있다.”

평창=이승건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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