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갈증 풀어낸 KBO 기록강습회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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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7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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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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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 왁자지껄.

수강생들은 함께 온 친구 또는 연인과 진지한 토론을 이어갔다. 생소한 프로야구 기록지를 받들고는 어떻게 작성해야 모범답안일지 수차례 확인했다. 안타와 실책을 놓고는 열띤 논쟁을 펼치기도 했다. 안타와 실책은 기록원이 정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하는 ‘2015년 프로야구 기록강습회’가 열린 6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국제회의실. 기록강습회 둘째 날인 이날도 좌석을 가득채운 인파의 열기로 뜨거웠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20대의 청년뿐만 아니라 대학 점퍼를 입은 여대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젊은 커플과 중년의 부부도 빠지지 않고 찾았다. 300여석은 순식간에 채워졌고, 야구의 넓은 저변을 실감케 했다. 바깥은 영상을 조금 웃도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회의실만은 예외였다. kBO 김제원 기록위원장은 “야구의 보급과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작된 강습회가 34년째를 맞는다.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큰 사랑을 느낀다”고 웃었다.

기록은 야구의 ‘본질’이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록을 남기고 또 선수들은 새 기록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기록을 남기는 기록원은 ‘야구의 꽃’이다. 조선시대 사간원이 ‘정사(正史)’를 남기듯이 기록원도 프로야구사를 쓴다. 경기가 끝나면 기록을 담은 ‘기록지’가 남는다. 기록원의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이날 출입구 뒤편 몇몇 기둥에는 역사적인 경기의 기록지가 전시돼 있었다. 선동열(해태)과 최동원(롯데)이 맞붙어 15이닝 동안 2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며 승부를 정하지 못했던 1987년 5월 16일 경기도 있었다. 수강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기록지를 둘러봤다.

기록에 관심 있는 일반인 혹은 기록 쪽 일을 알아보려는 수강생들은 곳곳에 자리 잡은 KBO 공식기록원을 찾아 궁금증을 해소했다. 기록원에게 수많은 인원이 몰려 대단한 학습열기를 보였다. 강습회를 통해 입사한 김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기록원들이 성심성의껏 질문에 답했다. 한 기록위원은 “입사 전 강습회를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고 웃었다. 진지한 이들의 얼굴과 반짝거리는 눈동자가 이날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사흘간 열리는 기록강습회는 7일 기록지 작성 실기테스트를 통해 막을 내린다. 동영상을 보고 실시간으로 기록을 적어 제출한다. KBO 기록위원회는 2월 중순 성적우수자를 개별 통보해 수료증을 제공하고, 기록원 채용에서 우선 혜택을 준다. 10구단 kt의 1군 합류로 파이가 커진 시장에서 2명 가량의 공식기록원을 충원할 예정이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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