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후반 비실비실 알제리… 체력으로 밀어붙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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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戰으로 본 알제리 공략법
전반엔 질식 수비-빠른 역습… 몸싸움 앞세워 페널티킥 선제골
후반 체력 급격히 떨어져 실수 연발, 높이에 약점… 두골 허용 역전패

“저도 감독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잘 모르겠습니다.”

알제리 취재진은 경기 전 알제리의 전력에 대해 “우리도 아는 것이 없다. 감독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에 입성한 이후 알제리는 줄곧 비공개 훈련을 고수했다. 알제리는 자국 기자에게조차 전력 노출을 꺼렸다.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상대인 알제리가 18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25분 소피안 페굴리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가다 후반 두 골을 허용하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승점 3점을 얻진 못했지만 알제리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베일을 벗은 알제리 공격의 특징은 빠른 속도의 역습과 몸을 사리지 않는 몸싸움이었다. 강팀 벨기에를 맞아 알제리는 기본적으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펼쳤다.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지만 벨기에의 공격이 시작되면 중앙 미드필더인 칼 메자니가 수비에 가담해 5명이 수비진을 형성했다. 나머지 미드필더들도 수비수와 간격을 좁혀 벨기에 공격을 차단했다. 알제리의 질식 수비에 벨기에의 공격을 책임진 에덴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더브라위너는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다. 벨기에 공격의 핵인 아자르가 공을 잡으면 알제리 수비수 2명이 에워싸 공격을 차단했다. 이런 탓에 벨기에는 중거리슈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사피르 타이데르에서 페굴리로 이어지는 빠른 역습은 벨기에 수비를 무력화했다. 선제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직접 넣은 페굴리는 빠른 스피드로 공수를 넘나들며 알제리 공격의 핵임을 입증했다.

알제리는 몸싸움도 능했다. 벨기에는 알제리 선수가 돌진해오면 급하게 공을 패스하려다 실수를 연발했다. 벨기에 수비수 다니엘 판바위턴은 경기 뒤 “알제리의 거친 몸싸움에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부상이 염려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알제리의 약점도 분명했다. 후반 들어 패스 실수가 속출하고 기술의 세밀함이 떨어질 정도로 체력이 떨어졌다. 페굴리는 눈에 띄게 느려졌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도 경기 뒤 “선수들의 체력이 후반에 급격하게 떨어져 고전했다. 90분 동안 뛸 체력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높이를 이용한 공격에도 취약했다. 알제리 수비수들은 후반 20분 교체 투입된 키 194cm의 장신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의 헤딩 공격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펠라이니에게 후반 25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편 알제리 응원단의 열광적인 응원도 눈에 띄었다. 이날 4000여 명의 알제리 응원단은 비슷한 수의 벨기에 응원단을 움츠러들게 만들 정도로 경기 내내 지치지 않고 알제리를 응원했다.

벨루오리존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브라질 월드컵#알제리#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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