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몰아칠 줄 아는 두산 ‘빅 이닝의 마법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30일 06시 40분


두산 김현수가 29일 광주 KIA전 7회말 우월 2점홈런(시즌 8호)을 터뜨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두산은 이날도 15점을 뽑아내며 승리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김현수가 29일 광주 KIA전 7회말 우월 2점홈런(시즌 8호)을 터뜨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두산은 이날도 15점을 뽑아내며 승리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무서운 두산 야구, 이유 있다

김현수-칸투-홍성흔 중심타선은 물론
6∼9번 타율도 0.280…리그 2위 성적

상대 선발 일찍 내리고 불펜 집중 공략
28일 KIA전 9회 7득점 역전승 이끌어


두산 타선이 무섭다. 28일까지 팀 타율이 0.308이다. 더 무서운 것은 ‘빅 이닝’을 만들 줄 안다. 빅 이닝은 흔히 1이닝에 5점 이상을 내는 상황을 일컫는다. 1이닝에 5점을 내기 위해서는 타순의 연계성이 좋아야한다. 득점권에서 점수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의 집중력도 필요하다. 45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산의 팀 득점권타율은 0.314다. 1위 삼성(0.306)보다도 높은 수치다. 두산 타선의 위력을 가늠케 하는 지표다.

● 1이닝 5점 이상 경기↑

28일 광주 KIA전이 대표적이다. 3-6으로 뒤진 9회 두산 타자들은 KIA 투수들로부터 7안타·2홈런·2볼넷을 뽑아내며 대거 7득점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선두타자 이원석이 추격의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민병헌과 정수빈이 연달아 적시타를 때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1사 2루서 김현수가 1타점짜리 좌중간적시타를 쳐냈고, 홍성흔이 쐐기 2점홈런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대타 칸투, 1사 1·2루서 이원석의 달아나는 적시타가 또 터졌다.

1이닝에 몰아치기로 점수를 내는 일은 두산에서 흔한 일이다. 5월 기준으로 1이닝에 5점 이상을 낸 경기가 많다. 3일 잠실 LG전에서는 7회 6점을, 10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5회 8점을 내며 승리했고, 23일 잠실 한화전의 경우 3-5로 뒤진 6회 대거 5점을 뽑아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4월 역시 5일 잠실 KIA전(7회 5점), 25일 마산 NC전(5회 6점) 등 빅 이닝을 만들며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경기가 있었다. 23일 대전 한화전에는 6-5로 지던 8회 4점으로 역전승을 하기도 했다.

● 쉬어갈 타선이 없다

빅 이닝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타선의 연결이 끊기지 않아야한다. 그런 면에서 두산은 빅 이닝을 만들기에 유리하다. 1번타자 민병헌은 김현수(28일까지 42타점) 다음으로 팀내 타점이 많을 정도로 결정력을 지니고 있다. 하위타선에서 찬스가 만들어지면 1번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상대투수가 부담스러워진다. 그렇다고 하위타선이 약하지도 않다. 6∼9번의 타율이 0.280으로 NC(0.282) 다음으로 높다. 투수 입장에서는 상위타선과 이어지지 않도록 하위타선과 승부를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김재호도 “우리 팀의 컬러가 하위타선이 강한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낼 정도다. 물론 3번 김현수∼4번 칸투∼5번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역대 최고의 중심타선으로 꼽히는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트리오를 연상케 한다. 실제 빅 이닝을 만들 때 김현수와 칸투, 홍성흔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차명석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에이스 투수의 볼은 아무리 좋은 타자도 치기 어렵다”며 “그런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투구수를 늘려서 최대한 빨리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고, 이후에 불펜투수를 공략해야 한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지만, 상대 약점을 파악하고 집중해서 공격해야 할 때를 아는 팀이 상위권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빅 이닝은 허점이 보였을 때 집중적으로 공격해야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두산 타선이 무섭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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