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시프트, 두산은 적극적…넥센은 자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7시 00분


두산 2차전 김재호·오재원 성공
넥센은 “실패 땐 투수에 큰 부담”


포스트시즌을 앞둔 팀들은 상대를 철저히 해부해 대비책을 세운다. 때로는 극단적인 수비시프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SK가 두산 김현수를 봉쇄하기 위해 사용한 수비시프트가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수비시프트는 실패할 경우, 투수와 야수진에게 큰 심리적 허탈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래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8일과 9일 두산-넥센의 준플레이오프(준PO) 1·2차전에서 나타난 양 팀의 수비전략에도 차이가 있었다.

9일 준PO 2차전. 1회말 2사 1루서 타석에 선 넥센 박병호는 두산 선발 유희관의 3구를 잡아당겨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깊숙한 땅볼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이미 외야 잔디 부분에서 수비 위치를 잡고 있었다. 결국 박병호는 1루서 아웃. 7회말에는 넥센 허도환이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외야에서 기다리던 두산 2루수 오재원에게 걸려 아웃됐다. 오재원은 이미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이른바 ‘2익수’ 수비로 재미를 봤다. 두산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땅볼이 많은 박병호, 밀어치는 데 능한 허도환을 분석해 극단적인 수비시프트를 썼다. 이 때는 배터리의 볼 배합과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

반면 넥센은 수비시프트를 자제하고 있다. 내야수들이 타자의 성향에 따라 수비 위치를 소폭으로 조정하기도 하지만, 벤치의 움직임이라기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판단인 경우가 많다. 넥센 홍원기 수비코치는 “염경엽 감독님께서 수비시프트를 선호하지 않으신다. 수비시프트는 실패하면, 투수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공허함을 준다. 수신호 등으로 상대 타자의 성향을 야수에게 전달하기는 하지만, 극단적인 시프트는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비시프트를 둘러싼 양 팀의 다른 시선, 과연 어느 팀이 더 득을 볼까.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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