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이 헤딩 노예도 아니고…홍명보감독 ‘김신욱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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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30일 07시 00분


196cm의 훌륭한 체격조건을 갖춘 김신욱(왼쪽)을 어떻게 활용해야할까.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홍 감독과 김신욱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신욱이 20일 호주와 경기에서 교체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196cm의 훌륭한 체격조건을 갖춘 김신욱(왼쪽)을 어떻게 활용해야할까.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홍 감독과 김신욱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신욱이 20일 호주와 경기에서 교체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동료들 볼 길게 띄워줘” 짧은 투입이유 설명
김호곤감독 “볼배급 다양하게 해야 역할 톡톡”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도 ‘김신욱 딜레마’를 피해갈 수 없었다.

홍명보호는 2013동아시안컵에서 2무1패(3위)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특히 답답한 공격에 비난이 집중됐다. 장신(196cm) 스트라이커 김신욱(25·울산현대)도 같은 처지다. 억울한 면도 있다. 그가 뛴 시간은 호주전(후36 투입) 9분, 중국전(후19분 투입) 26분, 일본전(후44분 투입) 1분에 그쳤다. 중국전을 제외하면 후반 조커로 투입돼 뭔가 보여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홍 감독도 이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아직은 김신욱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짧은 소집 기간에 방향을 확정할 수도 없었다. 다만 문제점은 확실히 파악했다.

28일 일본전 패배 후 홍 감독은 김신욱 교체 타이밍에 대해 “김신욱이 투입되면 공격 전개 때 선수들이 볼을 길게 띄운다”고 설명했다. 득점이 간절해질 때 김신욱의 장점(신장)을 무의식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는 축구계 일각에서 김신욱을 ‘헤딩 노예’로, 대표팀 플레이를 ‘뻥 축구’로 비아냥거리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테크니션을 선호한 조광래 전 감독 시절에는 김신욱 투입이 신선한 측면도 있었지만 최강희 전 감독 시절은 김신욱이 헤딩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었다. 결국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차이다.

그런데 김신욱은 ‘머리만 쓰는’ 공격수가 아니다. A매치 득점을 한 작년 6월 카타르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4-1 한국 승) 때도 오른발 슛이었다. 올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2골 중 6골을 발로 했고, 작년에는 헤딩(5골)보다 발로 한 득점(8골)이 많았다. ‘딜레마’ 대신 ‘김신욱 효과’를 톡톡히 경험해온 울산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이를 향한 볼 배급을 최대한 다양하게 한다. 높낮이와 템포를 적절히 조절한다”고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신욱에게 낮게 깔린 패스를 하면 공중볼에 대비하던 상대는 오히려 허를 찔리게 된다. 제공권 다툼도 볼이 정확하면 더 없이 효율적이다. 선입견을 버린 뒤 활용 가치를 논해도 늦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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