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손흥민, 흥 하려면 동료 활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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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3일 07시 00분


손흥민(함부르크)이 11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7차전에서 풀타임 소화했지만 최강희 감독의 고민을 극복하지 못하고 뚜렷한 장단점을 남겼다. 상암|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손흥민(함부르크)이 11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7차전에서 풀타임 소화했지만 최강희 감독의 고민을 극복하지 못하고 뚜렷한 장단점을 남겼다. 상암|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손흥민 장단점 보여준 우즈벡전

밀집수비 공간창출·돌파 합격점
개인기 좋으나 수비 등지기 미흡
몸싸움·팀플레이도 아직 서툴러

손흥민(21·함부르크)은 장단점이 뚜렷했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은 대표팀 최강희 감독에게 손흥민의 활용법이 왜 고민거리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손흥민은 이날 풀타임을 뛰었다. 최종예선 들어 첫 선발. 최 감독이 경기전날 공식 기자회견 때 손흥민을 직접 데리고 와 “내일 선발이다”고 깜짝 예고할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결과는? 일단은 합격점이다. 그러나 고쳐야 할 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 공간 없어도 진가 발휘

최 감독이 대표팀에서 손흥민을 중용하지 않은 데는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다. 손흥민은 공간이 열려있을 때 잘 한다. 그런데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대다수 팀은 밀집수비로 나온다. 손흥민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기 힘든 여건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월드컵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 손흥민을 선발로 낙점했다.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손흥민은 가능성을 보였다. 공간이 충분치 않아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밀집수비 속에서도 날렵하고 날카롭게 찬스를 포착했다. 그의 장기인 빠른 스피드와 돌파는 역시 살아있었다. 후반 중반 왼쪽 사이드에서 수비수 2명을 순식간에 벗겨내고 오른발 슛으로 연결하는 장면은 일품이었다. 손흥민의 최대 장기는 슛이다. 어느 위치에서도 그물을 가를 수 있는 반 박자 빠른 타이밍과 정확성을 겸비했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준비가 돼 있음을 입증했다.

● 이기적인 플레이 개선해야

그러나 최 감독이 염려했던 대로 단점도 도드라졌다.

손흥민은 전반에 김신욱과 투 톱이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에게 수비수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는 기본이다. 이것이 안 돼 허둥댔다. 한 축구인은 “수비수를 등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전혀 배우지 못한 것 같다”고 평했다. 후반에 이동국이 교체로 들어와 손흥민이 왼쪽 사이드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플레이가 살아난 것도 이와 연관 있다.

팀플레이도 미숙했다. 동료에게 연결했다면 훨씬 좋은 기회가 났을 텐데 스스로 무리하게 해결하려다 그르치는 장면이 2∼3차례 있었다. 손흥민의 성장배경과 관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흥민은 동북고 중퇴 후 독일로 넘어갔다. 유럽에서는 스트라이커에게 득점 욕심을 가장 강조한다. 한국에서는 찬스 때 동료에게 밀어주는 게 미덕이지만 유럽은 다르다. 손흥민이 작년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2골이나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욕심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패스를 줄 때와 해결할 때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기적인 플레이가 계속되면 동료들과 신뢰에 금이 간다. 서로 패스를 안 주고 안 받는 최악의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또 하나. 상대와 몸싸움 후 주저앉는 버릇이다. 손흥민은 본인은 파울이라 생각하는데 심판이 침묵하자 수차례나 일어나지 않고 두 팔 벌려 항의했다. 이 때 상대의 빠른 역습에 한국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진짜 아파서 뒹굴 정도의 고통이 아니면 항의할 시간에 벌떡 일어나 수비에 가담하는 게 맞다. 한 축구인은 “손흥민이 저렇게 할 때마다 나머지 선수들의 수비부담이 그만큼 가중 된다”고 꼬집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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