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인사이드 신인왕의 모든 것] 신도 모를 신인왕…류현진이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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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5일 07시 00분


류현진(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류현진처럼 선발투수로 활약한 선수가 신인왕을 차지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신인왕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력뿐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한다. 스포츠동아DB
류현진(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류현진처럼 선발투수로 활약한 선수가 신인왕을 차지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신인왕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력뿐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한다. 스포츠동아DB
강타자 피아자(1390순위)·푸홀스(402순위) 등 드래프트 홀대
546순위 코그란·순위없던 베로아
지명 순서와 상관없이 실력으로 신인왕

역대 투수는 26%…선발은 19.5% 영예
류현진, 운까지 따라야 한국인 첫 수상


통산 타율 0.308, 427홈런, 1335타점을 기록하고 은퇴한 마이크 피아자(45)는 1993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비롯해 올스타 12번, 실버슬러거 10번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남겼다. 그러나 피아자는 198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62라운드, 전체 1390순위로 간신히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피아자뿐만이 아니다. 2009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크리스 코그란(마이애미 말린스)은 19라운드, 546순위로 지명 받았다. 현역 선수 중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타자로 꼽히는 2001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도 13라운드, 402순위로 선택됐다. 심지어 라파엘 푸르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000년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앙헬 베로아(2003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는 드래프트 명단에 끼지도 못했던 선수들이다.

일생 단 한번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은 이처럼 드래프트 지명 순서와는 큰 상관이 없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에선 2010년 워싱턴 내셔널스에 전체 1번으로 지명됐던 브라이스 하퍼가 신인왕을 차지했다. 만으로 20세에 불과한 하퍼는 지난해 4월 29일에서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올스타로 뽑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12년 성적은 타율 0.270, 22홈런, 59타점, 18도루였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뽑힌 선수가 신인왕에 오른 것은 1983년 뉴욕 메츠 소속이던 대릴 스트로베리 이후 무려 29년 만에 처음이었다.


○지명 순서와 무관한 메이저리그 신인왕?

신인드래프트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65년으로 현재 LA 다저스의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릭 먼데이가 전체 1번으로 지명되는 영예를 안았다. 지금까지 나온 47명의 전체 1번 지명자 중 신인왕을 차지한 인물은 고작 3명에 불과하다. 하퍼와 스트로베리 외에 1978년 1번 지명자인 봅 호너가 그해 신인왕을 바로 차지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전체 1번 지명자들 중 올스타에 뽑힌 경험이 있는 선수는 40%인 19명에 그친다. 또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는 아직까지 단 1명도 나오지 않고 있는데, 켄 그리피 주니어(1987년)와 치퍼 존스(1990년)가 그 징크스를 가장 먼저 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반면 1966년 뉴욕 메츠에 지명된 스티브 칠콧과 1991년 뉴욕 양키스에 뽑힌 브라이언 테일러는 메이저리그에 단 한 차례도 승격되지 못하고 은퇴한 불운의 주인공들이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신인왕은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의 재키 로빈슨이다.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로빈슨의 업적은 매우 크다. 1987년부터는 신인왕의 공식 명칭이 ‘재키 로빈슨 상’으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1948년 앨빈 다크(보스턴 레드삭스)가 신인왕을 차지한 뒤 이듬해부터는 리그별로 수상자를 따로 뽑고 있다.

○투수 신인왕은 26%, 선발투수 신인왕은 19.5%

LA 다저스 류현진은 올 시즌 목표를 신인왕으로 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록을 살펴보면 투수가 신인왕에 오른 것은 26%에 불과하다. 내셔널리그에선 투수 출신 신인왕이 19번 나왔고, 아메리칸리그에선 14번에 그쳤다. 그 중 구원투수가 신인왕에 오른 것은 내셔널리그 4번, 아메리칸리그 5번이다. 내셔널리그에선 1952년 조 블랙(브루클린 다저스), 1976년 부치 메츠거(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999년 스콧 윌리엄슨(신시내티 레즈), 2011년 크레이그 킴브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메리칸리그에선 1989년 그렉 올슨(볼티모어 오리올스), 2000년 사사키 가즈히로(시애틀 매리너스), 2005년 휴스턴 스트리트, 2009년 앤드루 베일리(이상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2010년 네프탈리 펠리스(텍사스 레인저스)가 뽑혔다. 양대 리그를 합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마무리투수가 신인왕에 뽑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선발투수가 신인왕을 차지한 비율은 19.5%로 낮아진다. 최다승 기록은 1954년 20승6패를 기록한 봅 그림(뉴욕 양키스), 최다이닝은 1970년 284.2이닝을 던진 칼 몬튼(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차지였다. 1980년대 이후로 좁혀보면 1984년 드와이트 구든(뉴욕 메츠)의 성적이 단연 돋보인다. 17승9패, 방어율 2.60을 기록한 구든은 무려 276탈삼진을 기록했다. 1981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페르난도 발렌수엘라(LA 다저스)는 25경기에 등판해 8번이나 완봉승을 거두며 13승7패, 방어율 2.48을 마크했다. 2006년 17승9패를 거둔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3.65로 역대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중 가장 높은 방어율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에선 2006년 16승8패의 제이슨 제닝스(콜로라도 로키스)가 유일하게 4점대(4.52) 방어율로 시즌을 마쳤다.

○실력뿐 아니라 운까지 따라야 신인왕 영예

신인왕이 되기 위해선 운도 매우 크게 작용한다. 지난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의 다르빗슈 유는 16승9패(방어율 3.90)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우트(타율 0.326, 30홈런, 129타점)에 밀려 신인왕을 놓쳤다. 반면 1996년 LA 다저스 토드 홀랜스워스(타율 0.291, 12홈런, 59타점)와 1988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월트 웨이스(타율 0.250, 3홈런, 39타점) 등은 평범한 성적을 내고도 신인왕을 거머쥐는 행운을 안았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지명자 출신 중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조시 해밀턴(LA 에인절스), 아드리안 곤살레스(LA 다저스), 조 마우어(미네소타 트윈스), 저스틴 업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데이비드 프라이스(탬파베이 레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 등 초특급 스타들도 인연을 맺지 못한 신인왕의 영예를 류현진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이뤄낼 것인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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