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정조국 한방 수원 징크스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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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5일 07시 00분


FC서울 정조국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8라운드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FC서울 정조국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8라운드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후반 40분 천금의 동점골
최용수 감독 승부수 적중


지긋지긋했던 라이벌전 무득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FC서울이 자랑하는 데얀도, 몰리나도 아니었다. 슈퍼매치의 히어로는 ‘수원 킬러’ 정조국(28)이었다. 서울은 4일 수원삼성과 K리그 38라운드 홈경기에서 정조국의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서울은 전반 23분 수원 이상호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최근 수원전 7연패, 6경기 연속 무득점(FA컵 포함)의 불길한 기운이 전해지던 후반 40분, 정조국의 발끝이 번쩍한 뒤 수원 그물이 출렁였다. 정조국은 하대성이 후방에서 길게 찔러 준 패스를 받아 수원 골키퍼 정성룡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수원 벤치에서 오프사이드라며 항의했지만 동영상 판독 결과 판정은 정확했다. 온사이드였다.

서울과 수원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를 펼쳤다. 서포터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서울과 수원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를 펼쳤다. 서포터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왜 정조국인지 한방에 보여줬다

수원에 강한 DNA…통산 6번째 골
지긋지긋한 수원전 7연패 사슬 끊어
국내복귀 12경기만에 짜릿한 골맛
“서울은 강하다…자존심 회복 OK!”


서울은 ‘천적’ 수원을 상대로 7연패 끝에 첫 승점(1점)을 올려 승점 81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정조국은 자타공인 수원 킬러다.

그는 안양LG 시절이던 2003년 6월 수원전 골을 시작으로 이날 경기 전까지 5골을 기록 중이었다. 정조국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서울은 3승1무1패로 1번 밖에 지지 않았다.

정조국은 2010년 말 프랑스리그에 진출했다가 올 8월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복귀해보니 서울과 수원의 상황이 예전과 완전히 달랐다. 서울은 7연패, 6경기 연속 무득점에 허덕였다. 라이벌 맞느냐는 조롱을 들었다.

정조국도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7월11일 전북현대 원정에서 오랜만에 복귀전을 치렀지만 기대 이하였다. 이후 간간이 교체멤버로 나서는 데 그쳤고, 그나마 10월3일 수원 원정 이후 한 달 가까이 그라운드도 밟지 못했다.

이날 0-1로 뒤지자 서울 최용수 감독은 수원에 강한 DNA를 가진 정조국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 후반 22분 몰리나를 빼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조국은 교체 투입된 지 5분 만에 데얀이 만들어 준 일대일 찬스를 맞았지만 왼발 슛이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메운 4만 관중 입에서 일제히 탄식이 흘러 나왔다.

아쉬움도 잠시. 정조국은 소중한 동점포로 기대에 부응했다.

올 여름 복귀 후 12경기 만에 터진 첫 골 상대가 수원이라 더 의미가 깊었다. 정조국은 동점골 후 손을 귀에 갖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세리머니로 수원 서포터를 도발했다. 그는 2008년 12월, 수원과 챔피언결정전 2차전 때도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에서 비슷한 세리머니를 펼쳐 수원 팬들에게 공공의 적이 됐었다.

정조국은 “개인과 팀의 자존심을 걸고 꼭 이기고 싶었다. 승리를 못해 아쉽지만 7연패 당하면서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게 돼 기쁘다.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수원 서포터에게 내가 서울에 다시 돌아왔고 서울은 강한 팀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최용수 감독도 “정조국은 컨디션이 좋다 싶으면 실전에서 잘 못했다. 하지만 오늘 예감이 좋았다. 들여보내며 반드시 찬스가 올 거라 말해줬는데 마무리를 해 줬다”고 칭찬했다.

정조국은 내년 경찰청에 입대한다. 그는 “군대 가기 전 팀이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 작은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 군대 갔다 와서도 수원을 꼭 이기겠다”며 웃음 지었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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