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D-9]“후배들아, 너희는 불멸의 국가대표… 무엇이 두려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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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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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채널A 해설위원… 애정 어린 올림픽 조언

《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나서는 후배를 바라보는 선배의 가슴은 떨린다.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과 ‘실수라도 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교차한다. 하지만 선배는 후배를 믿는다.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자부심으로 4년간 흘린 땀방울은 헛되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동아일보-채널A 해설위원들이 태극전사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보내왔다. 》
○ 마라톤 이봉주(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자신의 레이스를 펼쳐라. 나 역시 41번의 레이스 중 과감하게 치고 나갔을 때 성적이 좋았다. 특히 마라톤 왕국인 케냐 선수들에게 주눅 들지 말고 자신만의 게임을 펼치길 바란다. 마지막 컨디션 조절에 신경 쓰는 것 잊지 말고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을 세우고 돌아와라.”

○ 축구 한준희(KBS 해설위원)=“‘꿈은 이뤄진다’는 말을 가슴에 담았으면 한다. 광복 후 처음 출전한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대선배들이 흘렸던 땀을 잊어선 안 된다. 지나친 부담감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축구 종가 런던의 그라운드 위에서 볼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면 메달의 꿈은 이뤄질 것이다.”

○ 수영 노민상(중원대 교수·박태환 스승)=“‘싸움닭’ 박태환을 믿는다. 태환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랭킹 3위였지만 금메달을 땄다. 최근 외신에서 박태환이 은 2, 동메달 1개를 딸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경 쓸 필요없다. 자유형 400m에서 마지막 100m를 남기고 치고 나가는 등 전략이 알려져 이젠 정공법밖에 없다. 마지막 50m를 자신 있게 치고 나가면 금메달은 너의 것이다.”

○ 핸드볼 임오경(서울시청 감독·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금메달)=“런던 대표팀에는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함께 뛰었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멤버가 4명 있다. 우선희(34) 문경하(32) 최임정(31) 김차연(31)은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니 후회 없이 뛰어다오. 특히 12월에 결혼하는 최임정은 금메달을 따 결혼 자축 선물을 하길 바란다.”

○ 양궁 이은경(LH 코치·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단체전 금메달)=“많은 이들이 ‘양궁은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담을 극복하는 게 메달 색깔을 바꿀 것이다. 한국 양궁은 단연 세계 최강이다. 중국 선수들은 나에게 “한국 선수들이 활시위 당기는 것만 봐도 위축된다”고 했다. 긴장을 풀고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 레슬링 심권호(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그레코로만형 2연패)=“레슬링은 일대일 싸움이다. 과거의 기록과는 상관없이 과감한 태클을 걸어 상대를 쓰러뜨려야 한다. 4년간 연습한 기술을 모두 다 쓰고 경기를 마친다는 생각을 해라.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2연패에 실패한 정지현이 런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 배드민턴 김동문(원광대 교수·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는 선수에게 압박감을 준다. 특히 이용대는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면서 긴장감이 클 것이다. 나 역시 비슷한 이유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실패했다. 올림픽을 일반 대회처럼 편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이용대는 남자, 혼합복식 두 종목을 뛰는 만큼 체력 안배에 신경을 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유도 이원희(용인대 교수·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후회 없는 경기를 하려면 마음을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해결책이다. 후배들이 처음엔 아무 생각 없어 보이기도 했는데 실제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걸 알게 됐고 믿음이 생겼다. 남은 기간 마음을 잘 다스려 최고의 무대에서 활짝 웃기를 기원한다.”

○ 역도 전병관(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나서기 직전 스스로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그 당시 한 분이 “올림픽은 개인을 위한 게 아닌 부모님과 스승,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이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다. 내 어깨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후배들도 그런 마음으로 도전한다면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탁구 양영자(선교사·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탁구 대표팀 남자 오상은(35)과 여자 김경아(35) 모두 노장이다. 런던 무대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4년간 힘든 과정을 견딘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한 점 아쉬움 없이 혼신의 힘을 다해 시원한 스매싱을 날려주길 바란다. 중국이 아무리 강하다지만 노장의 노련함으로 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사격 강초현(2000년 시드니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은메달)=“남자 권총의 진종오 선배(33)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 강심장이어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관심이 가는 선수는 여자 권총의 김장미(20)다. 어린 나이와 기록 상승세로 볼 때 분명 큰일을 낼 것이다. 나 역시 시드니 올림픽에서 국제 경험이 거의 없었던 고교생으로 은메달을 땄다. 무명인 ‘장미의 반란’을 보여 달라.”

○ 체조 여홍철(경희대 교수·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뜀틀 은메달)=“런던에 도착해 자기 몸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몸이 안 좋다면 코치에게 ‘쉬고 싶다’고 말해야 한다. 자칫 연습을 하다 예상치 못한 부상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뜀틀 양학선은 세계 최고 난도(7.4점) 기술인 ‘양1’을 가진 선수다. 자부심을 갖고 차분히 경기에 임하길 바란다.”

○ 리듬체조 신수지(전 국가대표)=“올림픽은 긴장의 끈을 놓기 힘든 무대다. 하지만 손연재는 야무진 후배여서 잘 해낼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부분은 음식이다. 세계 각국의 진미가 다양하게 뷔페로 제공되는 선수촌에서 식단 조절을 잘해야 한다. 2008년 베이징에서 내가 못 이룬 결선 진출과 톱5를 이뤄 한국 리듬체조의 위상을 높여주길 기대한다.”

○ 태권도 류병관(용인대 교수)=“남자 차동민과 여자 황경선은 올림픽 2연패가 유력하다. 이대훈은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올림픽까지 석권을 노린다. 이인종은 만년 2인자였다가 선수 생활 말년에 런던 출전권을 얻었다. 모두 태권도 종주국 대표로 자부심을 가진 선수인 만큼 좋은 성적으로 ‘해피 엔딩’ 스토리를 써주길 바란다.”

정리=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런던 올림픽#채널A 해설위원#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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