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류중일 감독 “올해는 나는 믿는다, 이승엽을 믿는다…닥공야구로 화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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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7시 00분


‘야통’ 류중일 감독은 ‘행복한 고민’이라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한다. 삼성의 전력이 강하다는 소리는 류 감독이 넘어야 할 부담이지만 권위보다는 스킨십으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스포츠동아DB
‘야통’ 류중일 감독은 ‘행복한 고민’이라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한다. 삼성의 전력이 강하다는 소리는 류 감독이 넘어야 할 부담이지만 권위보다는 스킨십으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스포츠동아DB
이승엽 돌아오면서 팀컬러 바뀌어
최형우와 시너지효과…파괴력 상승
머리에만 있던 공격야구 가능해져

기대되는 새얼굴은 심창민·우동균
2연패 공약? 신나게 노래 부를게요


선수들과 뚝 떨어져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고, 권위를 지키려는 모습. 지금까지 야구 팬들이 만났던 감독 대부분은 이 같은 색깔을 보였다. 그러나 2011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전혀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했다. 싸늘하게 선수를 대하기보다는 덕아웃에서 함께 환호하고, 함께 아쉬워하며 박장대소하는 모습. 류 감독은 그렇게 마지막까지 선수들과 함께 웃었다. 류 감독을 시작으로 이제 SK 이만수, LG 김기태 감독까지 카리스마와 권위보다는 인간적 매력이 강점인 사령탑들이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류 감독은 인터뷰 내내 “팬들의 질문이 너무 재미있다”고 웃으며 유쾌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류 감독의 친필 사인볼을 받을 주인공은 @PostBee, @sysym0, @yeri00 등 3명이다.

-작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하면서 삼성 내에 분위기가 매우 좋아진 반면 우승 후유증은 없으셨나요? 있으셨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samlafan)

“우승 후유증이 만약 있다면 가장 위험한 것은 자만심이겠죠. ‘자만심을 피하자. 처음 마음을 되찾고 다시 시작하자.’ 그런 생각을 모든 선수들이 가질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함께 아시아시리즈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굉장히 강해졌어요. 자신감은 그 어떤 것보다 뛰어난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됐죠. 다만 자신감은 자만심과 항상 친하기 때문에 그 점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요즘도 아드님과 사우나 가십니까? 제가 본 건 아니지만 보신 분이 있어서요. 아버지로서의 감독님은 몇 점인가요?(@PostBee)

“어떻게 아셨어요? 하하하. 요즘도 자주 갑니다. 다만 큰 놈은 미국에 있고, 작은 놈은 서울에 있어서 시간이 별로 없어요. 만나면 꼭 사우나도 가고 그러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프로에서 선수, 코치, 감독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참 부족했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참 착합니다. 아빠도 잘 따르고, 저도 만날 때마다 스킨십을 많이 하려고 하고. 글쎄요. 몇 점짜리 아빠일까요? 우리 아들에게 물어볼게요. 하하.”

-감독님께서 가장 기대하고 계시고, 가장 눈 안에 드는 신인선수(중고신인 포함)는?(@andaxen)

“투수는 심창민이 기대가 돼요. 1군 무대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타자쪽에는 군에서 돌아온 우동균이가 있어요. 포수쪽에 기대가 큽니다. 2년차 이지영이에게 굉장히 큰 가능성을 보고 있어요. 앞으로 시간을 갖고 계속 성장을 돕고 싶어요.”

-‘야통’이라는 별명이 부담되진 않으신가요?(@fdfd16)

“하하하. 너무나 영광스러운 별명인데, 부담보다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좋아해야 하지 않겠어요? 좋아해야죠, 대통령인데. 하하하.”

-작년에 ‘나믿가믿’으로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올 한해는 누구를 믿고 있습니까?ㅎㅎ. 혹시 이승엽 선수요? 나믿승믿?(@Riverever7)

“무조건 믿어야죠. 감독이 선수를 믿지 않으면 누가 선수를 믿겠습니까. 올해도 당연히 나믿승믿입니다. 지난해 사실 가코에게 기대가 컸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했죠. 승엽이가 오면서 우리 팀 컬러가 많이 바뀔 것 같아요. 그동안 항상 이상적으로 생각해왔던 공격야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요. 이승엽, 최형우가 나란히 서면서 파괴력이 생겼고, 활발한 공격야구가 가능할 것으로 믿습니다. 지난해에도 공격야구에 대해 생각을 했었어요.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65점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올해는 80점 이상 가능하겠죠?”

-다음 생애에도 야구선수와 야구감독 하고 싶으신가요?(@jun1994816)

“먼저 야구선수 꼭 다시 하고 싶습니다. 선수를 할 테니까, 감독도 기회가 있으면 또 열심히 해야죠. (인터뷰를 하고 있던 소파에서 책상 자리를 바라보며) 저 자리가 사실 책임도 많고 부담감이 매우 커요. 물론 스트레스도 있고. 그러나 여러 가지 성취를 맛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감독이 팀에서는 대장이잖아요. 물론 책임이 따르지만 선택을 할 수 있고, 결단을 내릴 수 있고, 그런 점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박석민 선수를 ‘돼지’라는 애칭으로 부르시던데.ㅋㅋ. 선수들을 부를 때 애칭들은 무엇이 있나요?(@samlafan)

“별명을 자주 부르는데 갑자기 ‘돼지’ 말고는 생각이 안 나네요.(웃음) 사실 (박)석민이 부를 때도 갑자기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고, ‘돼지’만 떠오르는 경우도 많아요. 하하.”

-감독님 선수 시절과 지금 김상수 선수를 비교한다면?(@sysym0)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상수가 훨씬 잘합니다.(류 감독에게 ‘현역시절 유격수 계보를 이은 최고가 아니었느냐’고 하자)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왔잖아요. 상수 나이가 지금 대학으로 따지면 3학년인데, 저는 대학 3학년 때 저렇게 못했습니다. 저야 프로에 와서 기회가 생겨 경기를 뛰면서 성장한 거고, 상수는 지금 저 나이에 대단히, 정말 잘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큰 성장이 기대됩니다. 단, 가장 중요한 것은 허튼짓 하면 안 돼요. 허튼짓 하지 않고 묵묵히 열심히 하면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현역 시절 선수로 되돌아가신다면 어떤 포지션을 해보고 싶으신지요? 아니면 야구 말고 다른 직업을 꿈꿔보신 게 있으신지요?(@TimLincecumSF55)

“아이고, 고민 되네요. 당연히 ‘유격수 또 해야죠’라고 대답해야 하는데, 사실 투수에 조금 욕심이 있었어요. 제가 원래 투수 출신이었는데, 중학교 3학년 때 체구가 작다고 내야수로 바뀌었어요. 유격수로 오래 뛰었고, 포수도 해봤고 했지만 그때 못한 미련이 조금 남아서 그런지, 그리고 역시 야구의 꽃은 투수잖아요. 하하.”

-올해 내기 어떤 거 하셨어요? 내기 참여 선수 누구인가요? 내기에서 꼭 이겼으면 하는 선수는?(@sunginet)

“탈보트, 고든과도 했어요. 올해 좋은 성적 내면 부인들에게 좋은 선물 해주겠다고 했죠. 오승환과도 했어요. 블론세이브 2개 이상이면 제가 이깁니다. 하하. 내기에 걸린 액수가 꽤 커요. 하지만 제가 제발 다 졌으면 좋겠습니다. 원하는 성적만 내준다면 얼마든지 선물도 주고 돈도 잃고 하고 싶습니다.”

-1강7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1강에 대한 부담감은 없으신지요?(@sunginet)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좋은 전력으로 평가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야구는 항상 변수가 따릅니다. 자신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경계를 하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는 8강8약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올해는 판도를 예상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부상 없는 팀이 4강에 갈 것 같아요.”

-김시진 감독님은 우승을 하면 춤이라도 추겠다고 하셨는데 류중일 감독님도 올해 공약 하나 내걸어주세요.(@daisukiej)

“진짜 김 감독님이 춤추신다고 그랬어요? 하하. 노래할게요, 노래. 신나게 한번 불러 보고 싶습니다.”

-아주 나중 이야기겠지만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yeri00)

“‘그 사람이 몇 번 우승했지, 어떤 성적을 남겼지’, 이런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야구 이야기를 하시다가 ‘그래, 그때 그런 감독도 있었지, 열심히 했었는데, 즐겁고 재미있는 야구 했었는데’, 그렇게만 기억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팬들이 즐겁고, 매너 좋고, 깔끔한 야구를 하는 감독. 그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하하.”

류중일 감독은?

▲생년월일=1963년 4월 28일

▲출신교=삼덕초∼대구중∼경북고∼한양대

▲키·몸무게=176cm·74kg

▲프로 경력=1987년 삼성 입단(1999년 11월 은퇴)∼2000년 삼성 코치∼2011년 삼성 감독

▲프로통산성적=1095경기 3293타수 874안타(타율 0.265) 45홈런 475득점 359타점 109도루

▲수상경력=1987·1991년 골든글러브(유격수 부문)

▲2012년 연봉=2억원


정리|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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