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Q. 스트라이크 공이 구심 마스크에 끼어 멈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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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7시 00분


□21 구심 마스크에 낀 투구

시속 150km가 넘는 투수의 빠른 볼을 포수 뒤에서 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오싹할 때가 많다. 150km 정도의 볼이 배트에 맞고 파울이 되면 스치는 정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0km 정도의 스피드가 된다고 한다.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팬들이 있다. 파울볼을 맞으면 얼마나 아프냐고. 그럴 때 마땅한 답이 생각나지 않으면 이렇게 말하곤 한다. ‘한번 맞아 보세요.’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두려운지 잘 모를 것이다.

요즘은 심판이 파울볼에 맞아 아픔을 호소하면 팬들이 힘내라는 격려의 박수도 쳐주시지만 80년대만 하더라도 심판이 맞으면 고소하다고 박수를 치는 팬들도 더러 있었다. 그래서 심판은 파울볼에 맞아도 좀처럼 아픈 표시를 하지 않는다. 그 두려운 볼을 수도 없이 받아야하는 포수들도 파울볼에 맞아서 온 몸에 피멍이 들기 일쑤다. 포수는 힘들지만 팀을 책임지고 이끄는 지휘관으로서의 매력이 있는 포지션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통증과 싸우며 열심히 뛰는 포수 뿐만 아니라 심판들에게도 격려의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은 심판장비가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져 예전보다 가볍고 강하지만, 장비의 품질이 좋지 않았던 80년대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 프로야구에서 실제로 일어난 상황을 여기서 한번 짚어 보고자 한다.

Q. 스트라이크 공이 구심 마스크에 끼어 멈췄다면?

사직구장에서 열린 해태-롯데전이었다. 해태의 6회초 공격 원아웃에서 타석에는 김성한이 나와 있고 1루 주자는 ‘대도’ 김일권이었다. 볼카운트 1-2에서 롯데 배터리인 윤학길과 한문연은 1루주자 김일권의 도루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사인을 교환한 뒤 던질 준비에 들어갔다. 1루 주자가 마침 움직임을 보이자 포수는 투수가 볼을 던지려는 순간 바깥으로 나가며 볼을 뺄 것을 요구했지만, 투수는 포수 요구와는 반대로 타자의 몸쪽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빠른 공을 던졌다. 피치아웃으로 예상했던 타자 김성한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이 볼에 방망이를 휘두르지 못했고, 밖으로 빠지던 포수도 공을 잡지 못했다. 그런데 이 순간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윤학길의 빠른 직구가 그만 황석중 구심의 마스크에 박히고 만 것이다. 이미 스타트를 끊었던 김일권은 3루까지 내달려 여유있게 베이스를 밟았다. 과연 김일권의 진루는 정당할까? 그리고 김성한의 볼카운트는 어떻게 될까?

A. 스트라이크 인정…주자는 한베이스만 진루 가능

야구규칙 5.09의 (g)를 적용하여 주자는 2루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타자에게는 스트라이크가 적용돼 볼카운트는 2-2가 된다. 규칙 5.09. (g) 투구가 포수나 심판원의 마스크 또는 용구에 끼어 멈추었을 때 볼 데드가 되어 타자는 아웃되지 않는다. 파울팁이 심판원의 마스크나 다른 용구에 끼어 멈추더라도 같다. 제3스트라이크(파울 팁이 아닌 것)로 선언된 투구가 포수를 통과하여 심판원에 맞았을 때는 볼 인플레이이다. 심판원에게 맞고 튀어나온 공이 땅에 닿기 전에 잡더라도 타자는 아웃되지 않는다. 그러나 볼 인플레이이므로 1루에 송구하거나 타자를 태그하여 아웃시킬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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