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투수탐구] 롯데 송승준, 타고난 싸움닭… ‘강’ 위력적 포크볼 ‘약’ 체력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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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9일 07시 00분


송승준은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가슴에 묻고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 화끈한 공격적 피칭으로 한국프로야구에서 꽃을 피우며 롯데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동아 DB
송승준은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가슴에 묻고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 화끈한 공격적 피칭으로 한국프로야구에서 꽃을 피우며 롯데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동아 DB
3. 롯데 에이스 송승준

빠른공 위주의 공격적인 피칭
전광석화 같은 1루 견제
4년간 롯데 에이스 우뚝!

하지만,
美서 살기 위해 버린 슬라이더
피할수 없는 구종의 단조로움
배까지 나와 체력이 약하다

체력 보강하고 구종 늘린다면,
진정한 에이스 상징 15승 찍는다
송승준, 살 빼!


이 번에 소개할 투수는 해외 복귀파 중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최근 롯데의 가을야구에 선봉장이 된 송승준이다.

○프롤로그

1998년 중앙대에서 인스트럭터를 할 때였다. 그 당시 경남고 야구부가 중앙대에서 훈련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송승준(3년), 강민영(2년)의 훈련을 보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역대 고 3 투수 중 최고였던 선수들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 투구를 하고 있었다. 또한 묵직한 느낌의 공을 고 3 선수가 던지고 있었다. 당시 롯데에 지명될 것으로 확신했고 신인 선수로서 대단한 활약이 기대됐으나,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그리고 몇 년 후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던지는 걸 볼 기회가 있었는데 TV화면으로의 송승준은 예전에 느꼈던 강한 투구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뜻을 펼치지 못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투구메카닉

젊을 때의 투구폼과 투구의 특징은 묵직한 공을 갖고 있으면서 라이징 패스트볼이란 용어처럼 위에서 찍히는 듯한 공이 아닌 평평하게 들어가다가 타석 앞에서 약간 솟아오르는 듯한 구질이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스피드보다는 공의 각도, 그리고 떨어지는 변화구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그런지 컴백할 때의 송승준은 본인의 장점이 사라졌고, 새로운 모습의 투구 각도가 만들어진 투수로 변해있었다. 즉, 각도를 크게 만들기 위해 팔스윙을 크게 하면서 자연스레 릴리스포인트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스윙폭이 커지면서 본인이 원하는 공의 각도는 생겼지만, 구속 중 종속의 힘은 분명히 떨어졌다. 3연속경기 완봉승을 기록할 정도의 뛰어난 능력도 갖추고 있지만 이렇게 투구폼이 크면 상체의 움직임과 팔스윙간의 원만한 동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리고 구속이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힘이 떨어지게 되는 시점에서는 어깨와 상체가 빨리 열리게 돼 가운데로 힘없이 들어오는 공이 나올 수 있다.

○투구패턴

현재 가장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했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갖고 있는 자신감도 이러한 투구형태의 원인일 것이다. 가끔 실투로 장타를 허용하기도 하지만, 도망간다고 실투하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다. 100구 정도는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관건이겠지만, 공격적이고 싸움에 있어 피하지 않는 강한 모습은 칭찬 받을 만하다. 송승준은 슬라이더를 잘 사용하지 못한다. 사실 투수의 기본 구종은 직구, 슬라이더다. 미국에 갈 때까지는 좋은 슬라이더를 던졌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위험부담이 있는 슬라이더 사용을 줄이게 되고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면서 자연스럽게 슬라이더의 느낌과 메카닉을 잊어버린 게 아닐까. 좋은 직구와 포크볼을 사용하면서 4년간 한국무대에서 자신의 위치는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기본인 슬라이더를 사용하지 못하면 점점 힘들어지는 시즌이 많아질 것이다.

○체력적인 면

프로가 생기기 전에는 야구 국가대표팀이 태릉선수촌에 입촌할 때가 있었다. 그 당시 야구선수의 전체 체력테스트는 다른 종목 여자선수보다도 떨어져 있었다. 불암산 정상을 왕복하는 크로스컨트리도 거의 모든 야구선수들이 최하위점을 받았다. 체급경기를 제외하면 배가 나와도 할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 종목이 야구 아닐까. 투수도 배 힘으로 던진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배가 나오면 지구력은 반드시 떨어지게 마련이다. 사실 송승준도 배가 나온 몇몇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최근 경기를 지켜보면 60∼70구 사이에서 구속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구속이 유지되더라도 실투가 많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체중 조절을 해야만 롱런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쉽지 않다. 체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면 무의식적으로 투구폼에서 무리한 동작과 힘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 시점이 되면 투수의 전성기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몸이 더 불어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투구 외적인 면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인 측면이 있다. 투수의 가장 큰 무기는 빠른 직구와 자신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 경기 전에는 긴장을 하기도 하고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싸움꾼 기질이 있다. 마운드에서 마음먹은 대로 제구가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타자가 누구든 상관없이 도망가지 않는 투구는 송승준의 전매특허다. 최근 우리나라 투수들의 P.F.P (Pitcher’s Fielding Practice) 능력이 엄청나게 높아졌지만, 미국에 갔다온 투수들은 P.F.P 하나 만큼은 정말 빈틈없이 교과서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전광석화같은 1루 견제를 생각해보자. 1급 투수, 특급 투수를 보면 공만 잘 던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바라는 점

송승준은 15승에 근접한 롯데의 에이스다. 풍부한 경험과 상대를 꼭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치고 위력적인 포크볼로 타자를 어렵게 하는 좋은 투수다. 에이스는 15승을 확실히 만들어야 하고 승률 0.600은 넘어야 한다. 나가는 경기마다 최소한 7이닝은 던져줘야 전체적인 투수 운영이 원활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를 줄여야 하는데 체력적인 보강이 없으면 매우 어려운 숙제다. 체력 보강이 돼야 경기당 100구를 쉽게 소화할 수 있다. 귀국 후 4년간의 확실한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골탈태가 필요한 시점이다.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때의 마음가짐, 메이저리그 승격의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다짐했던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공격적인 모습으로 강한 직구를 던지고 완벽한 포크볼로 타자들을 잡아내는 다이내믹한 모습을 오랫 동안 볼 수 있을 것이다.

송승준은?

▲생년월일=1980년 6월 29일
▲출신교=하단초∼경남중∼경남고
▲키·몸무게=183cm·105kg(우투우타)
▲경력=1999년 보스턴∼2002년 몬트리올∼2004년 토론토∼2005년 샌프란시스코∼2006년 캔자스시티∼2007년 롯데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
▲2011년 연봉=2억3000만원
▲2011년 성적=30경기 13승 10패 방어율 4.18(172.1이닝 80자책) 126탈삼진
▲기타=2008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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