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경주마, 사상 첫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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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7시 00분


한국마사회 직원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수송차량에서 수출용 경주마를 끌어내 비행기로 이동시키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 직원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수송차량에서 수출용 경주마를 끌어내 비행기로 이동시키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마사회 씨수말 3두 말레이시아로
“2020년까지 연 50두 수출 목표”


한국에서 태어난 경주마가 해외 수출길에 오른다.

한국마사회는 국내 최초로 국산 경주마 3두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고 최근 밝혔다. 3두의 경주마는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인 ‘비카’, ‘커맨더블’, ‘엑스플로잇’의 자마들이다.

경주마의 해외 수출은 경주마 생산의 불모지인 우리나라가 국산마 생산에 착수한 지 20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국마사회 최인용 말산업진흥처장은 “그동안 세계 경주마 시장은 호주와 미국 등 몇몇 나라에서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이번 수출은 한국 경주마의 첫 수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까지 연간 50두 규모의 수출을 목표로 중국, 필리핀, 마카오 등을 대상으로 현지 시장조사, 해외 바이어 초청 등을 통해 경주마 수출을 추가로 따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경주마의 부가가치는 매우 높다. 2008년 기준으로 한우 비육우의 평균 거래가격이 534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국산 경주마의 평균가격은 3330만원이었다. 소, 돼지 생산농가는 점차 감소추세지만 말은 2000년 520개 농가에서 2008년 1528개 농가로 크게 늘고 있다.

해외 경마 선진국의 경우 ‘씨수말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는 경주능력이 검증되지 않아도 100만 달러가 넘는 고가에 매매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경주마 생산은 1991년부터 경마에 국산마 비중을 늘리면서 본격화됐다. 제주육성목장이 개장되면서 경주마 생산이 연간 1300두를 돌파했고, 20%도 안 되던 초기 국내산마 자급률은 현재 78% 수준을 웃돌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국산마 교배 지원을 위해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을 도입해 보유하고 있다. 2006년 ‘메니피(37억원)’와 ‘비카(21억원)’를 도입한 데 이어 2007년 ‘포레스트 캠프(37억원)’, ‘피코센트럴(20억원)’, 지난해에는 ‘오피서(35억)’를 도입했다.

올해 말산업 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한국마사회는 한국인 체형에 맞는 승용마를 개량하고, 이를 아시아권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다. 말의 수출은 단순히 가축 수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마장 플랜트, 운영 IT시스템, 전문 관리 인력 등의 연계 수출로 이어지게 된다. 말산업이 대한민국의 효자 수출업종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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