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단 1실점’ 삼성 마운드엔 특별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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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7시 00분


26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1프로야구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이 2-1로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경기종료 후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26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1프로야구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이 2-1로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경기종료 후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힘+젊음+경험…막강 사자 12형제 힘!

10승 투수 없이 우승할 수 있지만 믿음직한 마무리 없이는 절대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야구 격언처럼 삼성의 최강 마무리 오승환은 단기전 한국시리즈에서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마무리투수뿐만 아니다.

10승 투수 차우찬을 뒤로 돌려야 할 만큼 넘치는 선발, 다른 팀으로 옮기면 당장 주전 마무리감인 화려한 불펜까지…. 오승환을 정점으로 삼성 마운드는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최강으로 평가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한국시리즈 2경기 동안 단 1실점. 3차전 이후에도 삼성 마운드가 상대타선을 질식시킨다면 한국시리즈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날 수 있다. SK로서는 어떻게든 삼성의 철벽 방어벽을 뚫어야만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한국시리즈(KS) 1·2차전을 통해 드러난 삼성의 투수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 우승만 3회(준우승 1회) 달성하면서 단기전의 노하우를 체득한 SK 타선을 사실상 마비시켰다. 프로야구 30년을 통틀어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괴력이었다. 내부적으로도 2002년 첫 우승, 2005∼2006년 연속으로 패권을 차지했을 때보다 강력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삼성 마운드는 얼마나 진화한 것일까. 지금은 2군에서 젊은 유망주를 조련하고 있지만 과거 3차례 우승 당시 1군 투수진을 지도한 양일환 투수코치의 눈을 통해 비교·분석해본다.

● 1군 투수 12명 모두가 강하다!

2군 일정을 모두 마친 덕에 양일환 코치는 25∼26일 펼쳐진 KS 1·2차전을 현장(대구구장)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양코치는 올해 KS 엔트리 26명에 포함된 삼성 투수 12명에 대해 “누구 하나 뺄 선수가 없다. 과거 우승 당시에는 선발 중에서도, 불펜 중에서도 실력이 떨어지는 투수가 분명 있었지만 올해 12명은 전원이 고르다”고 평했다. 이어 “시즌 전체로 봤을 때 어느 팀이든 대개 20명 정도의 투수가 1·2군을 오간다. 하지만 우리 팀은 15∼16명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1군에 뚫고 들어갈 자리가 보이지 않아 실망하는 2군 투수들도 생길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번 KS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12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선발급이 7명, 전형적 불펜투수가 5명인데 면면이 화려하다. 선발자원이 넘쳐나다 보니 1∼4차전에 매티스∼장원삼∼저마노∼윤성환을 선발로 쓰고 차우찬, 정인욱, 배영수는 롱릴리프로 대기한다. 나머지 5명이 마무리 오승환을 필두로 좌완 권혁, 사이드암 권오준, 우완 정현욱과 안지만이다. 이 5명은 모두 ‘필승조’다. 리드 당하고 있을 때 투입하는 ‘추격조’가 1군 투수 중 실력과 안정감 측면에서 떨어지는 편인데 사실상 삼성 마운드에선 이 ‘추격조’를 추리기가 더 힘들다.

● 힘·경험에서 모두 과거보다 진일보했다!

양일환 코치는 “올해 우리 투수들은 대부분 힘있는 볼을 뿌린다. 2002년 전병호와 올해 장원삼을 비교해도 똑같은 좌완이지만 장원삼의 볼에 더 힘이 있다. 차우찬, 윤성환, 정인욱도 마찬가지고 불펜투수들도 그렇다”고 진단했다. 양 코치는 “용병 투수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데 2002년 엘비라나 2005년 하리칼라, 바르가스는 140km대 초반의 볼을 던지면서 변화구가 좋았다”고 회고했다.

양 코치가 현재의 삼성 마운드에서 또 하나 주목한 대목은 ‘경험’이었다. 그는 “오승환, 정현욱, 권오준 등 불펜투수들은 모두 2005∼2006년의 우승 경험을 간직하고 있다. 배영수는 2002년부터다”며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양 코치는 “안지만(28), 차우찬(24), 정인욱(21) 등은 젊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마운드가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처럼 향후에도 철옹성을 과시하리란 예측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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