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10승투수 배출과 가을잔치 진출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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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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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0승투수가 3명이나 된다고?

10승투수 3명이상 배출땐 87.9% PS행
4강 멀어진 LG, 역대 8번째 탈락 불명예
롯데, 1993년엔 4명 보유하고도 실패해

LG는 올시즌 벌써 10승 투수를 3명이나 배출했다. 롯데와 더불어 가장 많다. 박현준(13승)이 7월 9일 잠실 KIA전에서 일찌감치 10승 고지에 오른 뒤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도 각각 20일과 21일에 시즌 10승을 챙겼다. 그럼에도 LG는 사실상 가을잔치 티켓에서 멀어졌다. 역대 10승투수 3명 이상 배출과 포스트시즌 진출의 상관관계를 풀어본다.
○10승투수 3명 이상 보유팀 87.9% 가을잔치

10승투수를 3명이나 보유하면 가을잔치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역대로 한 팀이 한 시즌에 10승투수를 3명 이상 배출한 것은 총 71차례. 그러나 1988년까지는 전·후기리그 우승 2팀만 한국시리즈를 치렀다는 점에서 현재처럼 4팀이 PS에 진출하는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1989년 이후부터 비교할 필요가 있다(1995년은 준PO 무산으로 3팀 진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시즌에 10승투수를 3명 이상 배출한 팀은 총 58차례로 집계됐다. 이 중 포스트시즌에 탈락 사례는 7차례(12.1%)에 불과했다.(표참고) 나머지 51팀(87.9%)은 모두 가을잔치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올시즌 LG가 10% 남짓한 그 확률에 걸려든 셈이다.
○어떤 팀이 실패했나

1991년에는 태평양과 LG가 10승 투수 3명을 보유하고도 가을잔치 참가에 실패하는 첫 희생양이 됐다. 1991년은 무려 6개팀이 3명 이상의 10투수를 배출한 해였다. 우승팀 해태와 4위 롯데는 4명, 2위 빙그레와 3위 삼성도 3명의 10승투수를 보유했다. 결국 10승투수 3명을 가지고도 두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는데, 태평양과 LG가 각각 5위와 6위로 아픔을 겪었다. 태평양은 1992년에도 3명의 10승투수를 내놓고도 팀타율(0.256) 7위에 그치는 등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6위에 머물렀다. 1993년 롯데(6위), 1994년 삼성(5위), 1998년 쌍방울, 2002년 두산 역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를 3명 이상 보유하고도 눈물을 흘렸다.


○10승투수 4명 보유하고도 가을잔치 탈락


10승투수 4명을 배출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1993년 롯데가 유일했다. 그해 윤형배(14승) 윤학길(12승) 김상현(12승) 염종석(10승)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지만 내우외환을 겪었다.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겨울 내내 연봉협상 문제로 후유증을 겪었다. 시즌 개막 후 타격선두를 달리던 2루수 박정태가 5월에 치명적인 발목 골절상으로 시즌 아웃을 선고받은 데다, 박동희마저 갑자기 방위소집 되는 등 투타의 근간이 흔들렸다. 시즌 세이브가 17개에 불과할 정도로 마무리투수도 약했다. 전년도 팀타율(0.288) 1위를 기록한 ‘기관총 타선’은 1993년에 0.248에 그치면서 팀 성적도 6위로 추락했다.

올시즌 LG는 사상 8번째로 10승투수 3명을 보유하고도 가을잔치에 탈락하는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9승을 기록 중인 신인투수 임찬규가 10승을 채운다면, LG는 1993년 롯데에 이어 4명의 10승투수를 배출하고도 가을잔치에 참가하지 못하는 역대 2번째 팀이 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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