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무더위에 습도 70% 기록흉작은 날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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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7시 00분


아직 대회新조차 없는 대구육상…왜?

30도 무더위에 습도 70% 넘는 고온다습한 날씨
실격·컨디션 난조 등 스타선수 제기량 발휘 못해
몬도트랙까지 깔았지만, 대회타이기록 한개 뿐

대구에서 열리고 있는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걸린 금메달은 총 47개다. 31일까지 그 중 21개의 주인이 가려졌다. 그러나 이날까지 세계신기록과 대회신기록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대회 3일째였던 29일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발레리 애덤스(뉴질랜드)가 세운 대회타이기록(21m24)이 그나마 유일한 수확이다. 4일 폐막 때까지 26개 종목이 더 남아있지만 4년 전 제11회 오사카대회처럼 세계신기록 한 개 없는 ‘기록흉작대회’로 남을 공산도 커 보인다. 대구 대회가 이토록 기록 측면에서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올림픽 직전 해라서?

대구에서 저조한 기록이 양산되는 이유로 경기장 안팎에선 내년 열리는 런던올림픽을 지목하고 있다. 올림픽을 통해 명예와 부를 함께 거머쥐려는 욕구가 강해 대부분의 출전자들이 올림픽 직전의 세계대회에선 순위에 더 비중을 두고 눈치작전을 펼친다는 얘기다. 그러나 역대 세계대회의 세계신기록 수립 현황(표 참고)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베이징올림픽 직전에 열린 2007년 오사카대회에서만 세계신기록이 전무했을 뿐이다. 오히려 1983년 헬싱키(2개), 1987년 로마(1개), 1991년 도쿄(3개), 1995년 예테보리(4개), 1999년 세비야(2개), 2003년 파리(2개)에선 꾸준히 세계신기록이 생산됐다. 반대로 올림픽 직후였던 1997년 아테네와 2001년 에드먼턴 등 2개 대회가 ‘월드 레코드’ 없이 끝났다.

○스타 부재가 근본 원인!

세계신기록은 아무나 세울 수 있는 이정표가 아니다. 압도적 기량으로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나아가 자신과 인간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슈퍼스타에게나 허용된다. 대구에서 기록이 저조한 이유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해온 스타들이 상당수 불참하거나 불운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3분59초) 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8·에티오피아)는 막대한 출전료와 상금이 걸린 베를린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대구대회에 불참했다. 그나마 대구를 찾은 스타 중에서도 현역 최고의 스프린터인 볼트는 100m 결승에서 덜컥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해 신기록 작성은 커녕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

○무시할 수 없는 기온과 습도

개막과 함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자 대회 관계자들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긴장했다. 습도 역시 70%를 넘나들고 있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로 악명이 높은 도시. 이런 기후적 여건이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에게 악조건임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07년 오사카대회의 기록흉작도 대구를 능가하는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비롯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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