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VIP실에선 “대회운영 잘하고 있다” 현장에선 “운영 미숙 등 구멍 숭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9월 1일 07시 00분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대구세계선수권조직위 고위관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69·벨기에) 위원장이 ‘국제대회의 조직은 독일과 캐나다 그리고 한국이 역시 제일 잘 한다’고 이번 대회를 칭찬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VIP실 안의 평가일 뿐이다. 현장에서는 무수한 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운영의 허점, 열거하기 힘들 정도

대회 개막일(27일) 여자마라톤에서는 스타트와 동시에 타종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둘 사이의 불일치로 선수들이 재출발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외신들의 불만도 쌓여있다. 대회관계자는 26일 저녁,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일하던 전 세계 기자들에게 갑자기 밖으로 나가줄 것을 요청했다. 이유는 “보안검색 때문”이었다.

국제대회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대구 유명호텔에 외주를 준 미디어 레스토랑도 질 낮은 음식과 비싼 식대(1만3000원) 때문에 원성이 자자하다. 30일 경기가 끝난 대구스타디움에는 인라인롤러스케이팅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인력누수, 전문성 결여된 조직위

이런 난맥상은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이미 구조적으로 예견됐다. 조직위는 세계선수권을 내실 있게 준비하기 위해 2005년부터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해 왔다. 3월 대구국제마라톤대회 역시 이번 세계선수권과 같은 코스를 달렸다. 이미 수차례 세계선수권의 리허설을 연 셈이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들도 많았지만, 조직위는 “진지한 검토를 통해 본 대회를 잘 치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들은 조직 안에 쌓이지 않았다. 이유는 실무책임자들의 잦은 교체 때문이다.

○비판에 귀 닫았던 조직위, 운영 난맥상 자초

인력교체가 불가피하다면,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요원했다. 조직위에서 일하다 원대 복귀한 한 공무원은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업무 파악을 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후임자에게 평가지점들도 잘 전달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운영의 난맥상은 그 간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조직위가 자초한 것이다.

대구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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