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규정상 강제적 차출 조항 없어
볼프스부르크 감독 반발…발탁 미뤄
축구협 “적절한 시기에 해당구단 설득”
논란이 됐던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의 올림픽대표팀 발탁 여부가 일단락됐다. 올림픽 팀 홍명보 감독이 6월1일 오만과의 평가전, 19일(홈)과 23일(원정) 요르단과의 런던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구자철을 부르지 않기로 했다. 구자철은 뛰고 싶어 하지만 볼프스부르크 펠릭스 마가트 감독이 강하게 반대해 홍 감독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다만 구자철은 6월3일 세르비아, 7일 가나와의 A대표팀 친선경기는 뛸 수 있다. 왜 대표팀은 되고 올림픽 팀은 안 될까. 복잡한 대표팀 차출 규정을 자세히 살펴본다.
● 강제규정이 아닌 FIFA 선수차출
국제축구연맹(FIFA) 대표팀 차출 규정을 보면 강제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월드컵 등 FIFA가 주관하는 대회와 FIFA가 정해놓은 인터내셔널 매치 데이에 한해 각국 협회가 선수 소집 공문을 발송하면 각 클럽은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선수를 반드시 대표팀에 보내줘야 한다’라는 구절이 없다.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
FIFA 매치 캘린더를 보면 A매치 데이라는 표현도 없다. 인터내셔널 매치 데이라고 명명돼 있다. FIFA는 가급적이면 인터내셔널 매치 데이를 활용해 A매치, 각 대륙 선수권 예선, 올림픽대표 예선전 등 각종 대회를 치르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래야만 각국 프로리그를 진행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어 FIFA는 인터내셔널 매치 데이를 매치 캘린더에 명시해 공표하고 있다.
● 협회와 구단의 조율이 중요
올해 7월 개막하는 U-20 월드컵은 FIFA가 주관하는 대회이긴 하지만 FIFA 매치 캘린더에는 명시돼 있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U-20 월드컵의 경우 선수 차출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FIFA가 주관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각국 협회가 선수 차출을 요청할 수 있는 요건은 된다. 각국 협회와 해당 클럽이 어떻게 협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구자철 문제도 이러한 부분이다. 구자철과 협회가 나서서 볼프스부르크를 적극 설득하면 차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올해 열리는 올림픽대표팀의 아시아지역 예선전 또한 FIFA가 정한 인터내셔널 매치 데이에 열리지 않는다. 때문에 선수들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프로팀에도 선수 차출에 대해 양해를 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해외파를 차출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쉽지 않겠지만 홍명보 감독이 요청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해당 구단과 논의를 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차출이 된다, 안 된다’라고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