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KISS] 지구력+스피드…마라톤 한계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10일 07시 00분


4월 열린 제115회 보스턴 마라톤 남자부에서 제프리 무타이(30·케냐·사진)가 2시간3분02초의 비공인 세계기록을 세우면서 ‘인간 한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스턴 마라톤 코스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지정한 코스 규정에 어긋나고, 내리막 경사에 강한 뒤바람으로 인해 세계기록으로는 공인되지는 않았다. 마라톤에서 세계기록을 세우기 위해서는 지구력이 기본이 되면서 스피드가 필요하다.

○스피드

마라톤 세계 기록은 1996년과 2000년 올림픽 1만m 챔피언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7·에티오피아)가 보유한 2시간 3분 59초다. 한국기록(2시간 7분 20초)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게브르셀라시와 같이 중장거리 육상에서 세계신기록과 대등한 기록을 보유한 선수가 나타나야 한다.

흑인들은 백인들과 비교해 스피드와 파워를 낼 수 있는 근섬유의 비율이 높고, 지구력에 유리한 근섬유가 적다. 또 스피드에 관련된 무산소에너지 시스템의 해당과정에 있어서 필요한 효소의 활성이 약 40∼76%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효율적으로 힘과 에너지를 분산하지 않고 직선적 달리기, 즉 스피드를 내기 위한 하체를 소유하고 있다. 게다가 케냐의 마사이족처럼 하지장이 길어 스피드가 있으면서 보폭이 길다. 보폭수가 같다면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지구력

흑인과 백인은 유산소 산화에 필요한 효소 활성은 거의 같다. 지구력의 대표적인 지표인 최대산소섭취량이 황영조가 80(ml/kg/min), 이봉주가 78.5(ml/kg/min)에 이른다. 황영조는 해녀인 어머니의 폐활량 등이 유전되었으리라고 판단된다.

마라톤에 강점을 보이는 케냐인을 보자.

케냐와 에디오피아는 고지대다. 해발 평균1000m∼1500m다. 고지대에서는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적은 산소라도 폐의 말초혈관에서 결합해 운반하기 위한 적혈구가 많이 생성된다. 적은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효소들도 활성화된다.

이런 지구력에 영향을 주는 심장과 심장의 발달은 성장기 때 가장 많이 발달되는데 이런 자연적인 요인들이 마라톤 유망주 탄생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아르시 고원지대 출신인 게브로셀라시에는 튼튼한 심장을 갖고 10km가 넘는 통학거리를 날마다 뛰어다니며 지구력을 길렀다고 한다.

성인들의 성숙한 사회 환경 및 유전인자에다 후손들이 자라가는 과정에서 혹독한 시련과 좌절을 통한 지구력(참을성)의 한계점을 높여야 세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송홍선 KISS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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