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우선지명제…“다 키워 남주는 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3월 10일 07시 00분


클럽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K리그 팀들은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 운영과 관련,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다. 구단들은 유망주들을 선발해 육성하는데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전남처럼 큰 효과를 본 사례는 드물다.

구단들은 신인드래프트에 앞서 유소년 클럽 출신 중 4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다. 고교 졸업생이 7명이라도 3명은 어쩔 수 없이 내줘야 한다. 게다가 계약 기간을 3∼5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유소년 클럽 출신 선수들을 1군 경기에 투입해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2∼3년이다.

타 구단으로 이적시킬 경우 이적료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지만 선수 육성을 위해 오랜 기간 투입한 금액과 비교하면 이익이 생기는 경우가 드물다.

유망주들의 이탈사례도 있다.

프랑스에서 뛰는 남태희(발랑시엔)와 독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함부르크)은 각각 울산과 서울 산하의 유소년 클럽 선수였다. 이들은 고교 1학년 때 대한축구협회에서 진행한 유망주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클럽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그런 뒤 유럽의 다른 클럽과 계약한 뒤 소속팀을 떠났다. 해당 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유망주들을 보내줘야 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해 축구협회는 몇 년 전부터 유망주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어려서부터 많은 공을 들여 키워놓으면 2∼3년 정도 있다가 다른 팀으로 보내야하는 경우가 많다. FA제도 활성화 이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소년 클럽 출신 선수들의 지명 가능한 수를 4명 이하로 정해 어렵게 키운 선수들을 타 구단에 그냥 내줘야하는 경우도 있다. 지명선수 숫자를 구단 자율로 해줘야 유소년 클럽 시스템을 각 팀이 더 강화할 수 있다”고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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