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에서 듣는다] 김성근 “SK는 지금 6∼7등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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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9일 07시 00분


김재현 은퇴 공백·선발투수 약해… 평균연령 가장 높아…정신차려야

최근 4년 동안 3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한차례 준우승한 김성근 감독은 18일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2011 시즌 SK를 “6∼7등 전력”이라고 평가하며 세대교체 실패를 경계했다.
최근 4년 동안 3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한차례 준우승한 김성근 감독은 18일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2011 시즌 SK를 “6∼7등 전력”이라고 평가하며 세대교체 실패를 경계했다.
디스크 수술을 받은 허리는 괜찮은지를 물었더니 “이제 허리가 문제가 아니다. 목이 문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계약 마지막 해라는 현실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점심까지 넘겨가며 김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요점은 예의 ‘SK 비관론’이었다. 아예 “6∼7등 전력”이라고 예상치를 더 내렸다. 그러나 예전과 다르게 들린 것은 회의론이 ‘2011시즌 이후’를 향하고 있는 대목이었다. ‘2011년을 삐끗하면 SK에 장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묵시록처럼 들렸다.

-SK의 2011시즌 구상을 듣고 싶다.

“(SK 집권 5년차인데) 지금처럼 (팀 플랜이) 명확하지 않은 시즌도 처음 같다. 고지캠프부터 올해 선발을 어떻게 꾸려가야 될지 고민했다. (긍정적 요소는 선발진에서) 김광현, 송은범, 글로버가 개막까지 맞춰지지 않겠느냐 싶다.”

-보직이 불확실한 부분이 많은데 걱정되는 지점은 어디인가?


“다른 팀과 비교할 때 선발진이 약하다고 본다. 글로버와 매그레인을 용병으로 뽑았는데 압도적인 투수는 아니다. (선발의 힘보다)앞에서 선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불펜의 (작은)이승호와 전병두의 쓰임새가 정해질 것 같다.(불펜야구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들렸다.) 전준호가 많이 좋아졌고, 중간은 괜찮지 않나본다.”

-SK 마무리는 누구인가?

“전병두는 중간에서 롱 릴리프를 해줬으면 좋겠다. 정대현은 좋다. (FA를 앞둬서인지) 의욕적이다. 올해는 해주지 않을까 싶다. (작은)이승호도 테스트 하겠다.”

-수혈전력 중에 즉시전력감은 있는가?

“신인은 알 수 없다. 집에 간 아이들도 많다. (외야수) 정진기는 장차 SK의 주축이 될 소질이 보인다. 야수 중에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1군에 들어올 재목이다. 캠프 기간 실력이 제일 발전한 선수다. ‘고교생이 이 정도인가’ 싶을 때가 있다.”

-김재현이 은퇴했다.

“타격은 지명타자 부문이 문제다. 이호준 최동수 박재홍 안치용 4명을 시험 중인데 종합적으로 말해 실망스럽다. 이호준 최동수는 공격은 되는데 기동력이 떨어지고 나머지 둘은 (상대적으로) 반대다. 조동화는 많이 좋아졌다.”

-유격수에 박진만이 들어왔다.

“수비 자체는 자기 범위를 갖고 있다. 작년까지 나주환이 하위타선에서 잘해줬다. (박진만이 공격에서 만약 안 되면) 7∼9번이 너무 약해진다.”

-SK의 개막전 포수는 누가 될까?

“작년에 박경완이 용케도 뛰어줬다. 박경완이 개막전에 못 나오면 골치다. 수술 뒤 회복속도가 빨랐다가 다시 더뎌졌다. 작년에는 기대도 안 했는데 올해는 (개막전을)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백업)정상호도 아프다. 포수가 없다. SK는 바깥에서 보는 것처럼 안전하지 않다.”

-4년 연속 KS진출은 업적이자 부담이다.

“(4년 전 멤버 그대로 한국시리즈에 계속 나가다보니) 팀에 신진대사가 없다. 노화되고 있다. (연륜이 쌓인 선수는)계산대로만 한다. 내가 아무리 걱정해도 나뿐이다. 아무리 야단쳐도 (경쟁이 성립되지 않느니)위기의식이 생기지 않는다. 4년간 야수가 1명도 안 나왔다. 구단이 걱정할 부분이다.

SK는 평균연령이 제일 높은 팀이다. 두산이 계속 세대교체를 해나가는 것과 비교하면 SK의 전력 자체는 6∼7위다. SK는 솔직히 중심이 없다. 4번타자가 없으니 오리무중이고 계산이 안 나온다.

김광현이 되고 있다고 하지만 100개를 전력투구할 때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김광현은 슬로스타터다.(SK의 시즌 전략인 4월 전력스타트가 쉽지 않다는 견해였다.)

-그러나 SK는 이기는 습관이 몸에 밴 팀이다.

“SK는 이겨야 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다. 분명 (4년 연속 쉼 없이 달렸으니)무리가 있었다. (혹독한 강훈 덕분에)승부처에서 SK는 ‘여기서 지면 되겠느냐’는 아쉬움이 있다. 이겨야 된다는 중압감에 굳어버리는 팀과 다르다. 이제부터 갈림길이다. 오키나와에 왔다는 것은 시즌이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못 깨달으니 야단을 칠 수밖에 없다.사진제공|SK 와이번스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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