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를 만나다] “오릭스엔 친한파가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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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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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가 토스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6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가 토스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8·사진)가 17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에서 열리고 있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6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훈련이 끝난 박찬호를 만나봤다.

-오릭스 분위기와 첫인상은 어떤가.

“지금까지는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한류를 많이 접했는지 오릭스에 친한파가 많더라. 단어 하나라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말하는 사람이 많다. 옛날과 달리 한국인을 존중해서 나오는 말 아니겠느냐. 아무래도 나는 일본에서 상대팀이나 언론의 견제를 받을 것이다. 나하고 같이 싸워줄 사람들이라는 걸 느꼈다.”

-오릭스 캠프 5일째다. 익숙해졌는가.

“내가 잘 접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다. 미국에서의 경력이 있기 때문에 (훈련 때)배제도 해주고, 열외로 생각해주는 부분도 있는데, 피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실 선수들도 누가 누구인지 모른다. 옆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선수도 타자인지, 투수인지 파악이 안 됐으니까.(웃음)”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와는 훈련 스케줄부터 다르지 않나.

“미국은 보통 오전 9시에 훈련을 시작해 오후 1시쯤에 끝난다. 여기서는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해 오후 2∼3시까지 훈련을 한다. 훈련량은 비슷하다. 그러나 미국은 개인훈련을 한 뒤에 오전 단체훈련에 돌입하는데 일본은 훈련 시작부터 단체 러닝훈련이 많고 워밍업이 길다. 그런 부분을 적응해 나가고 있다. 또 미국은 이 시기에 근력운동과 트레이닝에 중점을 두는 반면 일본은 수비훈련이나 치는(타격) 훈련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일본 마운드는 미국에 비해 무른 편이다. 공도 다른데 적응에는 문제없나.

“일본 마운드가 미국에 비해 소프트한 건 사실이다. 그동안 두산 (미야자키) 캠프에서 훈련도 해봤고, 대표팀 훈련할 때도 짧게나마 일본 마운드를 경험해 봤기 때문에 알고는 있었다. 공은 일본이 더 좋은 것 같다. 미국 공은 미끄러워서 새 공이 나오면 흙을 발라서 사용한다. 여기는 흙을 묻히지 않아 공이 하얗지만 가죽에 접착력이 있어서 손에 잘 달라붙는다.”

-캠프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훈련하는 부분은.

“타자를 아웃시키는 훈련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커뮤니케이션(소통), 둘째는 생각, 셋째는 감각이다. 감각은 불펜에서 계속 던지면서 익힐 수 있다. 생각은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감각과 생각은 혼자 할 수 있는 훈련이다. 결국 지금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

-오릭스 구단이나 오카다 감독이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베테랑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내가 하면 특별히 보는 것 같다.(웃음) 마운드를 고르는 것도 그렇고. 다른 용병 선수들이 나한테 많이 의지하고 물어보고 그런다. 용병들에게 일본선수들과 하루씩 번갈아가며 땅을 고르자고 했다. 그랬더니 용병선수들이 고마워하는 눈치였다. 몰라서 못하는 것과 게을러서 못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내가 여기 와서 이슈화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승엽과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데, 막상 같이 있어보니 어떤가.

“지금은 내가 더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모르는 게 많으니까 승엽이가 통역이 해주는 것보다 더 많이 알려주고 있다. 시즌 중에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승엽이가 잘할 때 내가 옆에서 축하해주고, 못할 때 어깨에 손을 올려주면 힘이 되지 않겠나. 요즘 항상 같이 밥 먹는다. 숙소도 바로 옆방(이승엽은 옆옆방이라고 말함)이다. 미국에서는 스파이크나 장비 등을 구단에서 준비해주는데, 일본은 개인적으로 스폰서가 있더라. 승엽이가 스파이크도 줬다.(웃음).”미야코지마(일본)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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