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홈 불패 행진 이어갈까 제주, 마지막 반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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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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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내일 챔피언결정 최종전, 심리적 부담 극복이 최대 관건

정규리그 2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1위 FC 서울이 1일 제주의 홈에서 맞붙은 프로축구 챔피언결정 1차전 결과는 흥미로웠다. 제주는 올해 K리그 15개 구단 중 유일하게 홈 무패의 기록을 갖고 있었고 한편으론 서울 상대로 2006년부터 홈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가 있었는데 제주가 2-0으로 앞서다 후반 두 골을 허용해 2-2로 비기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제주의 홈 무패 기록과 서울 상대 홈 무승 징크스 모두 유지됐다.

두 팀은 5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무승부 없는 끝장 승부. 승리의 여신은 어느 팀에 미소 지을까. 해답은 심리적인 부분에 있다.

○ 심리적 관성, 깨거나 지키거나

관성의 법칙은 물리에만 있는 게 아니라 연속 기록에도 작용한다. 좋지 않은 기록일 경우 징크스라고 표현된다. 기록의 연속성은 심리적 관성 때문이다. 비슷한 결과가 지속되면 좋은 결과일 경우 자신감 강화, 나쁜 결과일 경우 자신감 약화로 나타나는데 스포츠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두 팀의 실력이 팽팽할 경우 이것이 승부를 가를 만큼 큰 변수가 된다.

이런 점에서 2차전은 서울에 유리하고 제주에 불리하다. 제주는 상대 팀뿐만 아니라 괴물 같은 기록과 싸워야 한다. 그 하나가 92.9%에 이르는 올해 서울의 홈 승률이다. 올해 서울은 홈에서 1패 뒤 13연승 중이다. 더구나 제주는 2008년 5월 14일 컵 대회 경기 이후 서울의 홈에서 이겨보지 못했다.

○ 심리적 장벽,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실망은 이르다. 제주야말로 오랜 심리적 관성을 깨부수고 올해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제주 박경훈 감독은 지는 것에 익숙하고 주눅 든 선수들을 변화시켰다. 그 비결은 칭찬. 박 감독은 잘못한 것은 누구보다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므로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칭찬이라는 지론을 실천했다. 줄기찬 칭찬이 ‘우리는 안 된다’는 심리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심리로 바꿔 놓았다. 따라서 심리적 장애물을 극복한 것은 올 시즌 제주가 가장 잘해 온 부분이다.

1차전 막판에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무승부를 허용한 제주의 박 감독은 “2차전에선 우리가 반전을 만들어 보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서울도 질 것 같은 경기를 비기면서 벌써 우승한 것 같은 자신감에 차 있다.

두 팀의 챔피언전 대결은 2000년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엔 서울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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