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축제 이틀 앞으로]2010 투르 드 DMZ-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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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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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네바퀴로… DMZ와 남도에서 꿈은 질주한다

매년 8월 독일 함부르크 일대에서는 바텐팔 사이클래식이 열린다. 1996년 시작한 대회로 국제사이클연맹(UCI) 프로 투어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보다는 대규모 사이클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유명하다. 2만 명 이상의 사이클 동호인들이 거리를 질주하는 장면은 장관 그 자체다. 엘리트 선수들이 하루 동안 250km 안팎을 달리는 데 비해 동호인들은 55km, 100km, 155km 등으로 부문이 나뉜다.

올해 무대를 DMZ로 옮긴 투르 드 DMZ-서울은 한국의 바텐팔 사이클래식을 꿈꾼다. 마라톤으로 치면 세계 최고의 엘리트 선수와 2만 명 이상의 마스터스들이 참가하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처럼 될 계획이다. 올해는 다르다. 대회 마지막 날인 24일 약 2000명의 동호인들이 고양시 킨텍스를 출발해 호수로∼제2자유로∼대화로를 거쳐 다시 킨텍스로 돌아오는 코스를 달려 순위를 가린다. 70km 부문은 만 18세 이상, 15km 부문은 만 15세 이상 참가할 수 있다. 동호인 대회로는 이례적으로 기록 측정용 칩을 사용한다. 각 부문 개인 1∼6위와 단체 1∼3위는 별도의 시상식도 한다. 70km 남녀부 각 1, 2위와 단체 우승팀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참가자 등 5명은 12월 사이판에서 열리는 ‘PIC 사이판 헬 오브 더 마라아나스’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 특전도 얻는다.

투르 드 서울은 내년부터 동호인 대회 규모를 확대해 1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의 사이클 잔치로 만들 계획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과학’ 입은 사이클 카본 등 첨단소재 활용… 중형차 가격 뺨쳐 ▼

“더 가볍게, 더 날렵하게”를 외치는 것은 선수용 사이클뿐만이 아니다. 준프로급 동호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사이클 과학은 이미 대중 속으로 스며들었다. 첨단 부품을 사용한 수제 한정판 사이클은 2000만 원대를 호가하는데도 마니아들에게 인기다. 자전거 중고 인터넷 사이트에선 중고차 매매장을 방불케 하는 정보전이 펼쳐진다. 선수용 뺨치는 일반 사이클의 진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가벼운 사이클을 타고자 하는 일반인들의 욕망은 이미 선수용을 앞질렀다. 국제사이클연맹(UCI)이 경주용 사이클의 무게를 6.8kg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팔리는 일반 자전거는 평균 17kg, MTB는 14kg 안팎이다. 전문 경주용은 10kg 이하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카본 소재 사이클의 경우 7kg대 이하가 출시되고 있다.

선수용 자전거의 한계를 깨려는 마니아들의 욕망은 바퀴와 브레이크를 통해서도 실현됐다. UCI는 경주용 사이클의 앞뒤 바퀴를 같은 크기로 하고 바퀴 지름은 70cm로 제한했다. 하지만 동호인들은 ‘픽시 바이크(fixed gear bike의 준말)’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사이클을 실현하고 있다. 사이클 앞뒤 바퀴의 크기를 자유롭게 재구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나가고 멈추면 바퀴도 멈추는 경륜용 싱글 기어 사이클도 일반인들에게 인기다. 경주용과 일반용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22일부터 시작될 2010 투르 드 DMZ-서울에 출전 대기 중인 동호인들은 이미 ‘과학’으로 무장하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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