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선수촌 ‘미운털’ 男농구 대표팀 “어깨힘 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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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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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우애를 나누고 있는 남자 농구 대표팀 유재학 감독(오른쪽)과 남자 탁구 대표팀 김택수 감독. 김종석 기자
태릉선수촌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우애를 나누고 있는 남자 농구 대표팀 유재학 감독(오른쪽)과 남자 탁구 대표팀 김택수 감독. 김종석 기자
남자 농구 대표팀 유재학 감독(47)은 지난 주말 남녀 탁구 대표팀 김택수(40), 현정화 감독(41)과 서울 중랑구의 한 복집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하며 반주를 곁들였다. 유 감독과 김 감독은 1990년대 후반 대우증권 농구단과 탁구단에서 인연을 맺은 뒤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며 다시 만났다. 이들의 만남에 김포에 있는 대한항공 체육관에서 촌외훈련을 하던 현 감독이 가세했다. 종목을 떠나 대표팀 지도자로서 겪는 애환과 고충을 나눠보고 싶어서였다.

남자 농구 대표팀은 그동안 태릉선수촌에서는 불청객 취급을 받았다. 스타 의식이 강했고 고액 연봉자가 많아 다른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의 눈총을 받기 일쑤였다. ‘건방지다’거나 ‘예의가 없다’는 평가를 들을 때가 많았다. 현역 시절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유택 대표팀 코치는 “태릉에 들어가기를 꺼렸던 게 사실이다. 선수들끼리 밤에 몰래 담을 넘은 일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유난히 음주와 관련된 사건이 잦았던 농구 대표팀의 전과도 따가운 시선을 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11월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대비해 소집된 이번 대표팀은 달랐다. 유재학 감독은 단체 생활의 기본을 중시했다. 올빼미형이던 선수들은 열외 없이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훈련에 동참했다. 식사 때나 선수촌 안에서 다른 종목 선후배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예전에는 프로와 아마 종목의 처우에 차이가 많아 위화감이 많았던 게 사실. 요즘 이 격차가 줄어든 것도 선수 화합에 도움이 되고 있다. 농구인 출신인 김인건 선수촌장은 “농구 대표팀 분위기가 워낙 좋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종목을 떠나 교류한다면 선수들에게도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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