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 보호장비만 20kg 방탄 무릎 보호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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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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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올림픽 종목별 부상방지 장비 뭐가 있나

《“종합병동이에요. 종합병동….”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는 자신의 몸을 가리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말 그대로 자신의 몸에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뜻이다.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점프, 회전 등이 반복되는 피겨스케이팅의 특성상 허리, 엉덩이, 발목 등에 늘 부상을 안고 산다.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그동안 연아에게 최대의 적은 부상이었다.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난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 겨울올림픽은 ‘부상과의 전쟁’

빙판, 눈 등에서 기록과 순위 싸움을 펼치는 겨울올림픽 선수들에게 부상은 숙명인지도 모른다. 겨울올림픽 선수들의 사고는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대회에선 개막을 몇 시간 앞두고 그루지야 루지 대표 선수가 훈련 도중 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

‘기록과의 전쟁’ 못지않게 ‘부상과의 전쟁’ 역시 치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은 부상 예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겨울올림픽 종목별 부상 방지를 위한 맞춤형 보호 장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밭’ 쇼트트랙에선 무릎 보호가 필수다. 선수들이 몸이 기운 상태에서 무릎에 무게중심을 두고 코너를 자주 돌다 보니 십자인대 파열 등 무릎 부상이 빈번하다. 지난 토리노대회 3관왕 안현수 역시 2008년 훈련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그 후유증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쇼트트랙 경기복은 무릎 관절부에 방탄 재질 합성섬유를 써 무릎을 보호한다. 또 경기복 안쪽에 무릎 보호 패드를 대 충격을 흡수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허리 보호가 생명이다. 윤의중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전 감독은 “최근 상체를 90도 이상 숙인 채 힘을 모아 스케이팅 하는 주법이 유행하면서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도 더 커졌다”고 전했다. 이런 부상을 막기 위해 ‘ㄱ’자 모양의 경기복이 도입됐는데 선수들이 허리를 굽힌 상태로 스케이트 탈 때 가해지는 부담을 최대한으로 줄인다. 또 피부보다 얇고 신축성 있는 소재는 허리 부분 근육을 꽉 조여 부상을 막는다.

발목을 다치기 쉬운 피겨 스케이팅에선 길게 올라 온 부츠의 목 부분이 생명이다. 발목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이 목 부분이 불편하면 스케이팅 자체가 힘들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 봅슬레이는 어깨, 스켈리턴은 머리

별다른 보호 장비 없이 어깨와 머리만 내놓은 채 시속 140km 이상의 속력으로 썰매를 타고 나면 얼음과 썰매에 쉴새없이 부딪힌 충격으로 어깨엔 시뻘건 피멍이 든다. 따라서 봅슬레이에선 두께 10mm에 이르는 어깨 보호 패드가 필수다. 일부 선수는 보호 패드를 덧대기도 한다.

반면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타는 스켈리턴에선 머리 보호에 무게를 둔다. 선수들은 턱 부분이 특수 처리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강화 헬멧을 쓴다. 생명과 직결되는 이 헬멧은 가격이 100만 원에 이른다.

스키나 스노보드의 경우 넘어질 때 손을 짚는 과정에서 손목, 손가락 등에 큰 부상을 당할 때가 많다. 스키 회전 경기에선 구간마다 폴을 칠 때 손가락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두툼한 손목 보호대가 필수다. 또 장갑의 손가락 부분에 딱딱한 재질을 덧대 부상을 막기도 한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온몸을 보호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특히 시속 150km 이상의 퍽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골리’의 경우 몸에 걸친 장비 무게만 20kg이 넘는다. 헬멧과 프로텍터(상체 보호), 글러브, 레그 패드(다리 보호) 등으로 이뤄진 보호 장비의 가격을 합치면 600만 원에 이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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