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의무형-전력보강… 현금트레이드 3대 유형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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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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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히어로즈 등 “운영자금 마련”
의무형 2001년, 창단 SK 도와주기
전력보강 ‘5억원이상’ 삼성이 물꼬 터

프로야구 히어로즈가 초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택근(LG), 장원삼(삼성), 이현승(두산)을 내주고 받는 돈만 55억 원이다.

프로야구에서는 1982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300여 건이 넘는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선수끼리의 교환도 많지만 돈이 오간 트레이드도 상당수다. 1982년 트레이드 1호(삼성→해태)를 기록한 서정환 전 KIA 감독도 현금 트레이드였다.

현금 트레이드는 액수부터 천차만별이다. 2003년 한화가 허준을 보내고 KIA로부터 받은 돈은 300만 원이었다. 이번에 히어로즈는 이택근을 내주면서 LG로부터 선수 2명과 역대 트레이드 최고액인 25억 원을 받았다.

트레이드에서 5억 원 이상의 거액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7년. 자금난을 겪던 쌍방울이 물꼬를 텄다(표 참조). 그해 연말 박경완을 9억 원에 넘긴 쌍방울은 이듬해 조규제를 6억 원에, 김기태와 김형욱을 묶어 20억 원에 팔았다. 돈 외에 선수도 받았지만 전형적인 ‘생계형’ 트레이드였다. 히어로즈 역시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한 생계형 트레이드로 볼 수 있다.

생계형 트레이드가 공급자 주도의 트레이드라면 우승을 목표로 뭉칫돈을 푼 수요자 주도의 ‘전력 보강형’ 트레이드도 있다. 1998년 삼성이 6억5000만 원으로 OB 투수 김상진을 데려간 게 5억 원 이상을 주고 선수를 영입한 첫 사례였다. KIA는 2003년 시즌을 앞두고 현대 박재홍, 두산 진필중을 데려오면서 18억 원의 현금을 동원했다. 하지만 KIA의 투자는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굵직한 현금 트레이드 대신 선수 교환이 주를 이뤘다.

형편이 어렵지 않은데도 어쩔 수 없이 선수를 팔아야 했던 ‘의무형’ 트레이드도 있다. 2001년 현대는 15억 원을 받고 조규제와 조웅천을, 두산은 6억5000만 원을 받고 강혁을 SK에 내줬다. 2000년 창단한 SK의 전력을 보완하기 위한 규정 때문이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1년 시즌을 앞두고 SK가 전년도 우승팀에서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준우승 팀에서 보호선수 21명 외 1명을 현금 트레이드할 수 있도록 선수지원책을 마련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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