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골프]“세리돌풍땐도매상들줄을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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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1일 03시 00분


JD골프 신두철 대표(49)는 20년 가까이 골프용품 업계에 몸담으면서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마케팅을 주도한 국내 골프용품 업계의 산증인이다. 사진 제공 JD골프
JD골프 신두철 대표(49)는 20년 가까이 골프용품 업계에 몸담으면서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마케팅을 주도한 국내 골프용품 업계의 산증인이다. 사진 제공 JD골프
■ 골프용품 업계 ‘미다스의 손’ 신두철 JD골프 대표

골퍼들, 브랜드보다 특정클럽 중시

JD골프 신두철 대표(49)의 경력을 살펴보면 골프 백화점이라도 차린 듯하다. 20년 가까이 골프용품 업계에 몸담으면서 내로라하는 브랜드와 두루 인연을 맺었다.

1991년 워싱턴골프에서 헤드와 샤프트가 원피스로 된 아트리건이라는 드라이버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캘러웨이, 오디세이, 클리블랜드, 네버컴프로마이즈, 에코골프 등 8개 브랜드의 국내 판매를 전담했다. 그의 손을 거쳐 간 브랜드는 대부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 그는 마케팅의 달인으로 불렸다.

용품 업체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신 대표가 새롭게 아담스골프의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아담스골프의 국내 총판권을 인수한 그는 12월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 국내에는 다소 낯선 아담스골프는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 톰 왓슨(60·미국)의 노장 투혼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환갑의 나이에도 당당히 우승 경쟁에 뛰어들어 준우승을 차지한 왓슨 덕분에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타이트 라이라는 페어웨이 우드가 대표 상품이었으며 하이브리드 클럽은 올해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신 대표는 “사업적인 성공을 떠나 한국 골프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숨 가쁜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용품 업계에 머물면서 잊지 못할 기억도 많다. 그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골프채 공급 자체가 어려웠다. 금괴보다 골프채 밀수가 더 매력적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1990년대 중반 일기 시작한 골프 붐과 박세리의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 진출은 골프업계의 대형 호재였다. “그동안 최고 대박 상품은 1995년 출시된 캘러웨이 GBB 드라이버였습니다. 도매상들이 현찰을 들고 와 회사 밖에서 줄을 섰죠. 직원들과 제품 포장을 하느라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올해 뜨거운 인기를 누린 하이브리드 클럽에 대해 신 대표는 “어쩔 수 없는 대세”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에는 24/38 룰이라는 게 있다. 대부분 골퍼들은 로프트가 24도보다 낮고 길이가 38인치보다 긴 아이언을 칠 능력이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3, 4번 아이언은 주말골퍼에게는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여서 페어웨이 우드와 아이언의 장점을 살린 다목적 클럽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 침체로 용품 시장도 30% 이상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에도 이런 약세가 예상되며 2011년이 돼야 회복될 것 같다. 이제는 무작정 브랜드를 따지기보다는 아이언은 A사, 드라이버는 B사를 선택하는 식으로 바뀌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력 15년(핸디캡 14)에 베스트 스코어는 올해 안산 제일CC에서 세운 78타인 신 대표는 그린 보수기를 갖고 다니며 라운드 동안 20∼30개의 볼 마크를 보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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