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KT-LG-SK-삼성 감독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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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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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한 가지. 프로농구 KT, LG, SK, 삼성의 공통점은?

“대기업 소유의 농구단”이라고 말한다면 열성 농구팬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시즌 초반 상위권에 들며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있다”고 대답한다면 “농구에 관심이 좀 있다”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KT와 LG는 공동 선두, SK는 공동 3위이며 삼성은 5위.

만약 “네 팀 감독이 모두 삼성 출신”이라고 짚어낸다면 농구에 조예가 깊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KT 전창진(49), LG 강을준(44), SK 김진(48), 삼성 안준호 감독(53)은 아마추어 실업팀 시절 가슴에 별 세 개가 새겨진 삼성의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안 감독이 창단 이듬해인 1979년 입단한 뒤 1980년대 중반 김진, 전창진, 강을준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감독으로 변신한 이들에게는 예전 삼성에서 배웠던 흔적이 자연스레 배어 나온다. 삼성 창단 코치였던 김인건 태릉선수촌장은 “강한 체력과 수비를 강조하는 스타일이 공통점이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1970년대 후반 국내 최초로 태릉선수촌의 전문 트레이너를 초빙했다. 안 감독은 “운동장 트랙을 뛰거나 산악지대를 달리며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길렀다”고 회고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 KT를 선두로 이끌고 있는 전 감독과, 안 감독은 올여름 강원 태백시에서 강도 높은 산악훈련을 실시했다. 전 감독은 “삼성 창단 감독이셨던 이인표 씨에게 철저한 선수 관리를 배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선수들의 집안일까지 챙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이 하나가 됐다”고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삼성 시절을 떠올리며 외국인 트레이너까지 고용해 선수 컨디션 유지에 공들였다. 강 감독은 요즘도 예전 자신이 삼성에서 뛸 때 밤마다 메모해 뒀던 노트 10여 권을 뒤적거리며 선수 지도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 감독은 무리한 개인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가차 없이 벤치로 불러들여 호통을 친다.

김 감독은 “당시 삼성은 끈끈한 응집력이 좋았던 반면 라이벌 현대는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웠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출범 초창기에 감독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현대 출신들은 농구단 매각으로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전자랜드 박종천 감독만이 남았다. 삼성 농구단 OB 모임인 삼농회 회원들은 후배 지도자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에서 어느덧 우정 어린 대결을 벌이는 이들 4명의 삼성 출신 감독은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궁금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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