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프로구단 수입구조 변해야 흑자 가능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1월 3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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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는 2009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최다 관중과 최다 입장 수입 기록을 갈아 치웠다. 정규 시즌은 532경기에 592만5285명의 관중을 동원해 1995년 달성했던 역대 최다관중 기록(540만6374명)을 14년 만에 새로 썼고 입장 수입도 사상 처음 300억원을 넘겨 338억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총 16경기에 41만262명이 야구장을 찾아, 1995년 세웠던 포스트시즌 최다 관중(37만9978명)을 넘어섰고 입장 수입도 사상 처음으로 70억원을 돌파했다. 흥행측면에서 더 이상의 수치는 알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프로스포츠에서 경기장 규모대비 관중 비율을 계산할 때, 70%를 ‘꿈의 수치’로 생각한다. 즉 롯데처럼 2만8500석 규모의 경기장은 평균관중이 2만명이라면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KIA도 1만3500석 규모에 올 시즌 평균관중이 8800명이라면 최고수준인 70%에 근접했다. 경기장 규모대비 관중 비율이 50%정도만 되어도 흥행에서는 매우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이미 50%를 넘어서고 있다. 프로야구처럼 게임숫자가 많고, 실외에서 열리는 스포츠에서는 더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구단의 수익구조는 크게 나아지고 있지 않다. 아직도 전체구단의 평균적자는 1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은 새로운 구장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이지만 현재 구조에서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프로구단의 수입구조는 관중수입, 식·음료 및 머천다이징과 스폰서십 수입, 방송중계권료가 각 3분의1씩 차지하는 것이 이상적으로 간주되었지만 최근에는 보다 세분화되고 있다. 제대로 된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입장수입이 20%대로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에서 입장수입이 구단 전체수입의 20%대를 기록하는 것은 NFL밖에 없다. MLB와 NBA는 30%대, NHL은 40%대다. 이 순서가 리그의 인기도를 반영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프로야구는 아직도 입장수입이 전체수입의 70%를 상회하고 있다. 물론 롯데처럼 예외인 구단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 언저리에 있다.

2000년대 이후 미국프로스포츠의 수입구조에 변화를 준 요소는 경기장의 VIP석 확대와 좌석 라이선스의 일반화, 방송중계권의 세분화, MLBAM과 같은 뉴미디어 영역의 개발, 머천다이징을 통합 관리하는 NFL의 라이선스 통합, 구장명칭사용권의 일반화, 구단오너십 가치의 상승 등이 있다. 물론 한국 프로야구에 이 모든 것을 적용시키기는 힘들지만 MLBAM과 같은 뉴미디어 영역의 개척과 머천다이징 라이선스 통합관리 등은 구단들이 조금만 협조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592만 관중이 입장했음에도 흑자가 요원하다면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프로야구에 르네상스가 다시 찾아왔지만, 이 열기를 구단수익으로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는 전적으로 프로야구 구단의 노력에 달려있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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