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의 춘하추동] 부족한 야구장 시설…채석장을 활용하자

  • 입력 2009년 9월 10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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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대한민국 최남단 제주도 서귀포야구장에서 서울의 동호인 야구팀들이 내려와 경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 서울의 수천 개가 넘는 동호인 야구팀이 야구장이 부족해 학교운동장을 고가(?)에 빌려 야구를 즐기는 현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비행기를 타고 지방까지 내려올 정도니 세금을 꼬박꼬박 바치는 이들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는 무엇을 해주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넘쳐나는 축구장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이 떨어지는 야구는 인기도에 비해 타 스포츠 종목보다 시설 인프라가 형편없다. 읍 단위로 실내 체육관이 없는 곳이 없고 웬만한 지역 체육시설은 다 갖춰가는 마당에 프로야구의 인기에 시샘을 하는 듯 간이 야구장조차도 가뭄에 콩 나듯 보일 듯 말 듯하다.

물론 부지 마련이 쉽지 않고 시설을 위한 예산도 넉넉치 않다는 것은 모르지 않으나 지자체들이 애시당초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것이 문제다. 선거에 득실을 따지는 관료들이라 우리 야구 동호인들은 이제부터라도 선거판에 타 스포츠계처럼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 점잖게 있어서 될 일이 아니다.

또 부지 선정에 있어서도 관심을 가질 때다. 도시 인근에 어디든 많은 채석장이 있다. 채석장은 잘 다듬으면 훌륭한 종합 스포츠 공원으로 조성할 수 있다. 채석장은 개발 후 환경보존이라는 취지로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엄청난 돈을 들여 복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하로 파 들어간 채석장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가 마땅치 않다. 반면 스포츠 공원으로 조성되면 바람도 막아주고, 채굴을 위해 조성된 계단식 스탠드는 관람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돌을 실어 나르기 위해 조성된 큼직한 진입도로와 넓은 주차공간, 수려한 주변 삼림 등은 종합 스포츠 콤플렉스로 거듭나기에 손색이 없는 조건이다. 정부도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나 적은 예산으로 국민 생활체육을 위한 시설투자의 장기적인 대안으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오래 전에 만들어진 환경관련법 등 뜯어 고쳐야 할 법이 한두 가지가 아닌 모양이다. 나라도 좋고 석재 채굴업자도 싫지 않은 일인데 못할 일이 뭐 있는가? 채석장 복구에 꼭 나무만 심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법개정에도 모두가 나서야한다.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어느 천 년에 될지 모르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야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전국의 동호인 야구팀은 공식등록된 팀만 하더라도 5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또 그들만의 리그로 즐기는 팀 역시 수만 개라고 들었다. 그러나 공간이 없어 주말이면 구장확보에 온통 난리라고 한다. 이제부터 야구 동호인끼리 싸울 게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정부나 지자체, 그리고 국회의원들과 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야구인

프로야구의 기본철학은 마라톤과 같다.

하루에도 죽었다 살았다를 수없이 외치며

산넘고 물건너 구비구비 돌아가는

인생의 축소판에서 팬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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