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현장-구단-KBO가 주축…KBO에 힘 실려야”

  • 입력 2009년 8월 1일 02시 57분


야구委서 인턴십 과정 80년대 ‘컨트롤 귀재’ 임호균씨

그는 ‘컨트롤의 귀재’로 통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 홈 플레이트에 놓인 공을 두 번 중에 한 번은 맞힐 정도였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대학 시절 그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1987년 8월 25일 해태를 상대로 기록했던 최소 투구(73개) 완봉승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1983년 프로에 데뷔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꽃미남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1998년 삼성 투수코치를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났다. 당시만 해도 돌아올 생각이 없었던 그가 요즘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있다.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 인턴사원 임호균 씨(53·사진) 얘기다.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세인트토머스대 대학원에서 스포츠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있어요. 학기 초 교수가 여름방학을 이용한 3학점짜리 인턴십 과목을 한국에서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해 알아봤는데 KBO가 흔쾌히 허락해 줬죠.”

6월 23일부터 출근을 시작했지만 KBOP의 일반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부지런히 현장을 돌아다니고 야구 관계자들을 만나는 게 주요 임무다. 한 달 넘게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KBO에 리포트도 제출했다.

“제3자 입장에서 관찰하니 선수 시절 몰랐던 게 보이더군요. 프로야구는 현장, 구단, KBO가 세 축인데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리그 전체를 관장하는 KBO가 더 힘을 가져야 해요.”

임 씨는 31일자로 인턴 근무를 마쳤고 8월 19일쯤 미국으로 떠난다. 현장을 좀 더 둘러보기 위해 출국 일정을 늦췄다. 일단 내년 초반까지 석사 과정을 마치는 게 목표다.

선수 시절 선후배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던 그는 어린 선수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동료들에게 먼저 베푸세요. 기량이 뛰어나다고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는 팀 스포츠예요. 내가 먼저 뭔가를 해 주면 언젠가는 도움을 받을 겁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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