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5월은 ‘빈볼의 달’…투수들 이유있다

  • 입력 2009년 5월 19일 08시 05분


1  “방망이 세례 피하자” 몸쪽 승부

2  “5월에 뒤처지면 끝장” 생존전술

프로야구 열기가 고조되면서 최근 각 팀의 감독과 선수들의 신경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빈볼이나 위협구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사구나 몸쪽 승부를 두고 빈볼(Bean Ball)인지, 위협구(Brush-back Pitch)인지, 아니면 투수의 컨트롤 난조인지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장에 뛰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최근 빈볼과 위협구가 증가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각 팀 감독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선수단 철수 사태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봐야할까.

○잦아지고 있는 빈볼 시비

LG 우규민은 12일 잠실 SK전에서 모창민에게 연속 몸쪽 공을 던지다 결국 몸에 맞히면서 빈볼성 투구라는 판정을 받고 퇴장당한 뒤 징계를 받았다.

12-14일 대전에서는 한화 김태완이 KIA 투수진의 투구에 사흘 연속 맞자 마운드로 달려나갈 태세를 취하기도 했다. 17일 9회에 히어로즈 투수 송신영이 박용택의 몸에 맞힌 투구를 두고 심판은 주의를 줬다. 이 외에도 SK와 롯데전 등 빈볼 여부를 놓고 잦은 시비와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빈볼의 특성상 수비 입장에서는 “빈볼이 아니다”고 항변하고, 상대쪽에서는 “의도가 있는 공이다”고 주장해 그 진위여부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

○빈볼과 위협구, 그리고 몸쪽승부

빈볼은 투수가 보복이나 기타 이유로 타자를 의도적으로 맞히기 위해 던지는 공이며, 위협구는 타자를 타석에서 멀리 떨어뜨리기 위해 몸쪽으로 바짝 던지는 공이다. 빈볼이든, 위협구든 최근 투수들의 몸쪽 승부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올 시즌 5월 18일까지 총 148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사구는 151개다. 경기당 1.02개다. 지난해는 같은 날까지 총 149경기가 열렸는데 147개의 사구가 기록됐다. 경기당 0.99개다. 지난해보다 늘긴 했지만 사실 큰 차이는 없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실제 수치 이상이다. 사구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몸쪽승부가 많다는 얘기다. 물론 사구 증가를 놓고 단순히 빈볼도 많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몸쪽 승부와 사구가 많아지면 오해와 빈볼 시비도 잦아질 수밖에 없다.

○왜 몸쪽 승부 많아지나

무엇보다 타고투저 현상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타자들에게 견디지 못하고 있다. 투수로서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술의 변화가 필요한데 결국 몸쪽 승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투수와 타자, 팀과 팀의 신경전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모 심판은 “감독의 항의와 빈볼시비가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5월은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라면서 “심판들도 그래서 가장 신경이 곤두서는 달이다”고 해석했다.

5월까지 뒤처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 장기 레이스의 분수령이다. 역대 사례를 살펴봐도 5월까지 꼴찌를 하다 우승한 사례는 1990년 LG 트윈스가 유일하다.

좀처럼 거센 항의를 하지 않는 삼성 선동열 감독과 KIA 조범현 감독,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이 선수단 철수를 지시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5월은 심판판정에 대한 항의와 빈볼시비가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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